[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새해부터 미국에서 약값이 10% 넘게 오를 전망이다. 코로나19 펜더믹(세계적 대유행)과 트럼프 행정부의 약값 인하 추진 명령에 따른 손실 보전을 위한 행동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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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테바, 화이자, 사노피 등 미국 소재 제약회사들이 올해부터 약값을 대폭 인상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가격이 오르는 약품은 총 300여개로 알려졌으며 가격 인상 폭은 최고 10% 수준에 달 할 것으로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업체별로 GSK는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Shingrix)와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등을 한꺼번에 예방할 수 있는 종합 백신 페디아릭스(Pediarix)의 가격을 각각 7%, 8.6% 올리기로 했다.
테바는 헌팅턴병 치료제인 오스테도(Austedo)와 천식치료제 큐바르(Qvar) 가격을 5~6% 인상하고, 근육 이완제 암릭스(Amrix)와 기면증 치료제 누비질(Nuvigil) 가격을 최대 9.4% 올릴 계획이다. 테바는 15개 약품의 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혔고 이달 초 추가로 약값 인상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주목 받고 있는 화이자는 60개 이상 약품의 가격을 0.5∼5% 인상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류머티즘성 관절염약 젤잔즈(Xeljanz)와 유방암 치료제 이브란스(Ibrance)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미 로즈 화이자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약값 인상 폭을 1.3%로 맞췄다”며 “신약 개발을 이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약값 인상과 관련해 컨설팅업체 ‘스리 액시스 어드바이저스’(3 Axis Advisors)는 약값 인상이 코로나19 대유행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약값 인하 행정명령 추진으로 입은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리 액시스 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미국 처방약 시장에서는 860여개 약물의 가격이 평균 5%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