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여파로 실생활은 물론 국내외 경제 기반이 크게 출렁이는 한 해를 보냈다. 작게는 수백억원에서 수조원이 오가는 인수합병(M&A)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두푼 거래가 아니다 보니 꾸준한 실사와 협의를 통해 가격과 조건을 맞춰야 하지만 비대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딜 성사 자체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는 2002년(4조4979억원) 이후 1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였다. 거래건수도 105건을 기록하며 2005년(160건)이후 최저치를 보이며 위축된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달 M&A 규모는 2949억원(9건)에 그치며 올 들어 가장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부터 인수전을 이어오던 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 생명(약 2조3000억원 규모) 인수를 제하면 마땅한 딜 자체가 자취를 감춘 모습마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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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초반 느낀 시장의 충격도 수 개월차에 접어들며 점차 익숙해지자 코로나19에 맞춘 협상·인수 전략을 각자 꾸려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열기를 지핀 것은 코엔텍(029960)과 ESG, EMC홀딩스 등 3건의 폐기물업체 M&A였다. 지난 6월 IS동서와 E&F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은 코엔텍 매각을 시작으로 같은 달 국내 의료폐기물 업체인 ESG를 글로벌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인수하면서 열기를 더했다. 8월에는 SK건설이 EMC홀딩스를 인수하며 정점을 찍었다.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약진도 하반기 분위기를 이끌었다. 국내 2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지난 8월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과 기내면세품 판매사업 인수했고 스카이레이크도 두산솔루스(336370) 인수에 성공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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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시장에서 M&A를 진행 중인 딜 들이 적지 않다”며 “시장 분위기가 코로나19와 무관하게 이어지는 흐름을 볼 때 인수전 열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익을 확정 지어야 하는 펀드들과 (투자금) 소진을 해야 하는 펀드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딜들이 많을 것”이라며 “같은 맥락에서 펀드끼리 사고파는 ‘세컨더리 딜’(Secondary deal)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