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래의 CEO스토리]디스플레이 이을 도전은 '헬스케어'

한국 디스플레이 1세대 엔지니어 박용석 디엠에스 대표
중국 현지화 전략 주효하며 2018년 매출액 2989억 기록
의료기기 업체 비올 인수하며 '헬스케어' 분야 영토 확장
  • 등록 2020-01-12 오전 11:06:07

    수정 2020-02-19 오후 6:53:35

박용석 디엠에스 대표 (제공=디엠에스)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디스플레이 장비에서 ‘이정표’ 세운 기업가, 또 다른 도전은 ‘헬스케어’.”

한국을 대표하는 디스플레이 장비기업 디엠에스(DMS(068790)) 창업자 박용석 대표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을 거치며 ‘디스플레이’라는 한 우물을 판 디스플레이 1세대 엔지니어다.

박 대표는 엔지니어로 일하는 동안 우리나라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반면, 디스플레이 장비는 일본과 미국 등 해외에서 수입에 의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경험해야 했다. 그는 ‘우리 기술로 디스플레이 장비를 만들어보자’는 일념으로 1999년 디엠에스를 창업했다.

박 대표가 이끄는 디엠에스는 설립한지 불과 2년만인 2001년 LCD(액정표시장치)용 고집적(High Density) 세정장비를 출시할 수 있었다. 이 장비는 당시 일본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크기를 30% 정도 줄였다. 디엠에스는 크기와 함께 생산성 등 강점을 앞세워 관련 장비를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국내외 유수 디스플레이 업체에 공급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디엠에스는 이렇듯 세정장비에 적용한 고집적 기술을 이후 현상장비와 식각장비, 박리장비 등 다양한 장비로 적용을 확대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 그 결과 디엠에스는 지난 2008년 당시 매출액 2800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후 LCD 산업이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고 전방산업 투자 역시 정체했다. 때문에 수년간 매출이 정체, 혹은 하락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던 박 대표에게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디스플레이 산업이 LCD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전환하는 한편, 국내에 이어 중국에서도 OLED 투자가 활발해질 조짐을 보인 것.

박 대표는 이 과정에서 중국 웨이하이(위해)에 장비 완제품 생산까지 가능한 법인을 두고 현지화 전략을 구사했다. 현재까지 국내 업체 중 중국에 생산거점을 둔 장비기업은 디엠에스가 유일하다. 이렇듯 박 대표가 구사한 ‘현지화 전략’이 주효하면서 디엠에스는 2018년에 매출액 29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 올린 매출액 기록을 무려 10년 만에 경신한 것이다.

한국 디스플레이 1세대 엔지니어로서 디스플레이 장비 분야에서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 박 대표가 최근 주목하는 분야는 ‘헬스케어’다.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는 오랜 기간 디스플레이 장비에서 축적한 메카트로닉스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는 분야라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디엠에스는 지난해 말 피부과 의료기기 업체 비올을 전격 인수했다. 총 120억원을 들여 비올 지분 12만주(30%)와 함께 경영권을 확보한 것. 재무적투자자(FI) 지분(35%)까지 포함할 경우 디엠에스 지분율은 65%에 달한다. 현재 비올은 디엠에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이상진 대표가 이끌고 있다.

비올은 대학병원을 포함해 국내 300여개 병의원과 거래한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러시아, 중동 등 40여 개국에 의료기기를 수출하며 2018년 500만불 수출의 탑을 받기도 했다. 비올의 지난해 매출액을 잠정 집계한 결과 100억원 이상이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30∼40%로 추정된다. 비올은 올 하반기 중 코스닥 시장을 통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향후 디엠에스와 비올 간 시너지효과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우선 디엠에스가 보유한 중국 웨이하이 생산기지 내 공간을 활용해 향후 의료기기를 만든 후 현지에 직접 공급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디엠에스가 보유한 메카트로닉스 기술을 바탕으로 비올과 적극 협력, 피부과 외에 이비인후과, 가정용 피부미용기기 등 다양한 의료기기 분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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