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임대사업뿐만 아니라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이 활발히 진행된 덕분에 분양면적 66㎡(20평형) 미만 아파트 시세는 5년여만에 3.3㎡당 2000만원을 넘어섰다.
강남권의 전용면적 59㎡ 중 일반 아파트 분양가와 기존 아파트 시세가 ‘10억원’을 웃도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서민이 살아야 할 소형 아파트가 감히 ‘넘보기 어려운’ 수준에 이른 셈이다.
부동산 시세 전문 사이트 부동산114 조사의 8일 집계에 따르면 5월 현재 서울지역 분양면적 66㎡(20평형) 이하 소형 아파트는 시세는 3.3㎡당 2041만원을 기록했다.
66㎡ 미만 소형의 3.3㎡당 시세가 2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2010년(2115만원) 이후 5년여만의 일이다. 아파트 값이 많이 뛰었던 지난해(1984만원)와 비교해도 3.3㎡당 57만원이 더 올랐다.
66㎡ 미만은 전 주택형을 통틀어 가격 상승률도 가장 높다. 지난해 11.82% 오르며 규모별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올해 전반적인 집값 안정세에도 2.9%가 추가로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소형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는 가장 큰 원인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서 찾고 있다. 또한 저금리 장기화로 안정적인 월세 수입을 얻으려는 투자수요도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소형의 강세는 전용면적 59㎡(분양면적 84~89㎡)로 대표되는 25평형 아파트가 ‘10억원 시대’를 맞이하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같은 소형의 강세는 새 아파트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 아파트의 시세가 10억원을 넘다 보니 비슷한 지역 전용 59㎡ 신규 분양가도 높게 책정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에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 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 전용 59㎡가 10억1100만~10억4500만원에 분양되며 3.3㎡당 4000만원을 넘겼다. 올해 1월 분양한 잠원동 신반포자이 전용 59㎡의 분양가도 11억2000만~11억5890만원으로 3.3㎡당 최고 4454만원에 공급됐다. 올해 3월 분양한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59㎡ 분양가 역시 10억4900만원으로 3.3㎡당 4285만원에 분양됐다.
소형의 인기가 높다 보니 중대형의 분양가는 상대적으로 낮게, 소형 분양가는 높게 책정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의 중대형의 분양가가 3.3㎡당 3600만~3700만원대에 책정됐지만 소형은 3.3㎡당 4000만원이 넘으며 최대치로 뽑아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이와 관련해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안목 치수 도입, 발코니 확장 허용 등으로 옛 20평형대가 과거 30평형 아파트만큼 실사용면적이 넓어졌다”면서 “신혼부부 실거주는 물론 자녀 증여나 임대사업용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보니 소형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