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아침 현재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는 35명에 이르고 격리 중인 이들도 1300명을 넘어섰다. 감염지역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증권가가 밀집한 여의도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여의도 모 병원에 입원했다는 이야기부터 증권사 여직원이 격리됐다는 소문도 돌았다. 점심시간에 사람으로 붐비는 여의도백화점 지하지만 기침 한 번 하면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다는 소리도 나온다.
테마주가 당연하게도 등장했다. 초기만 해도 제약주가 가파르게 올랐다. 그러나 이들 종목에 메르스 치료 기술을 보유하지도 않은데다 묻지마 상승이었다는 분석이 나오며 전날(3일) 하한가로 급락했다. 중국 관광객 감소 우려에 여행주, 면세점주, 화장품주가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물론 간통죄 폐지에 콘돔업체가 강세를 보인 데 이어 등산복 제조업체, 의약품주도 오르던 시장이다. 어떻게든 엮어 스토리를 만드는 게 증권 시장의 속성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메르스 테마주는 단순히 상상력으로 치부하기엔 껄끄럽다. 메르스 뒤에 또 다른 유행성 질병이 올 것이고 결국 사람과의 만남을 줄여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신뢰도, 정부에 대한 기대도 없이 불안감만 남아 있다.
주식시장은 꿈을 먹고 사는 곳이기도 하지만 그 어느 곳보다 현실을 빨리 파악하는 곳이기도 하다. 금융당국이나 정부 역시 메르스로 인한 급등락을 쉽사리 바라봐선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