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미국 일라이릴리(릴리)의 당뇨병 치료제 ‘휴마로그’(성분명 인슐린 이스프로, 유럽제품명 리프로로그)다. 2020년 기준 글로벌 시장 매출액은 26억 달러(당시 한화 약 3조680억원)로 전체 의약품 중 매출 43위를 기록한 블록버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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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마로그는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 베타(β)세포가 파괴돼 체내 인슐린 부족으로 혈당량 조절이 안된느 1형 당뇨병 환자와 인슐린은 생성되지만 저항성이 생겨 제기능을 못하게 된 2형 당뇨병환자 등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휴마그로의 성분인 인슐린 이스프로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기존 인슐린의 B사슬 C-말단에 있는 라이신과 프롤린의 잔기를 바꿔 생성한다. 인슐린 이스프로를 식사 후에 주사하면, 30분 이내로 효과가 나타나며, 약 5시간 동안 지속된다. 이 물질의 주된 부작용으로는 저혈당증이 있다.
휴마로그의 물질 특허는 주요국에서 2013년 5월에 만료됐다. 프랑스 사노피가 개발한 휴마로그 퍼스트 바이오시밀러 ‘애드멜로그’(유럽제품명 인슐린 리스프로 사노피)가 지난 2017년 EMA와 FDA의 승인을 획득했다.
휴마로그나 애드멜로그 등 최장 5시간 지속되는 당뇨병치료제는 장기지속형 치료제에 밀려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지속형 치료제가 두루 개발되고 있어서다.
일라이릴리는 주 1회 복부나 대퇴부에 피하주사하는 2형 당뇨병 치료제 ‘트루리시티’(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를 개발해 2014년 FDA와 EMA의 판매 허가를 승인받은 바 있다. 이듬해인 2015년 식약처도 트루리시티를 같은 적응증으로 이를 승인했다.
2020년 기준 트루리시티는 50억70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5조982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의약품 중 매출 15위를 기록했다. 당뇨병 치료제 분야로 한정하면 트루리시티는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약물로 군림하고 있다. 이 약물은 국내에서도 2018년 매출 270억원으로 당뇨병 주사제 시장 1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470억원으로 매출이 상승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당뇨병 대상 지속형 주사제나 경구형 제제가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어, 향후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런 시점에서 일라이릴리도 빠르고 효과적인 혈당조절을 원하는 환자들을 위한 인슐린제제 라인업을 추가하고 있다.
지난 8일 한국릴리는 휴마로그믹스 25를 국내 출시했다. 휴마로그믹스25는 초속효성 인슐린 유사제인 인슐린라이스프로25%와 중시간형 인슐린인 인슐린라이스프로 프로타민 현탁액 75%로 이뤄진 혼합액이다.
회사 측은 “중장기 지속형 인슐린 제제로는 식후 혈당 조절이 어렵지만, 1일 2회 투여하는 휴마로그25는 하루에 필요한 공복 및 식후 혈당을 더 용이하게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