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조 금융안정 방안.."신용경색 완화에 효과적"

SK증권 보고서
"코로나19 진정되고 경기회복 기미 보여야 펀더멘털 개선"
  • 등록 2020-03-25 오전 7:51:39

    수정 2020-03-25 오전 7:51:39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41조8000억원에 달하는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이 발표됐다. 단기자금뿐 아니라 채권, 주식시장까지 포함하고 중소기업부터 대기업, 여신전문금융회사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 지원에 신용경색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다만 금융안정 방안으로 크레딧 시장이 강세로 전환되진 않을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잡히기 전까진 투자심리와 펀더멘털은 개선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일단 2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채권시장안정펀드는 우량 기업어음(CP)도 편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CP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24일 보고서에서 “채안펀드에서 매수하는 CP 외에도 증권사 유동성 지원(5조원) 및 정책금융 CP 매입(2조원)을 고려하면 단기시장 경색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채안펀드 지원 이전인 4월 이전에라도 정책금융기관이 CP를 매입할 수 있게 한 것은 시기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24일 기준 AA+등급 우량 기업이 3개월 CP를 2.5%에 거래할 정도로 단기물 유통시장이 전례없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해당 기업의 민간평균금리 일드 커브상 20년물에 해당하는 금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윤 연구원은 “채안펀드의 자금이 집행되는 4월초에는 주로 우량 CP 위주로 매수가 진행될 것”이라며 “불난 집 입구부터 불을 꺼야 소방관이 침투해 화재 진압에 성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다음은 여전채가 될 전망이다. 24일 1년반~2년 만기 캐피탈채 거래가 민평 금리 대비 30~35bp 높은 수준에서 8건이 거래됐다.

P-CBO, 회사채신속인수제도에 대기업이 포함된 점도 긍정적이다. 윤 연구원은 “중후장대한 산업에 속한 기업 대부분이 A~BBB등급 사이에 속해 있어 정책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1조9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차환발행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4월 만기 도래하는 2400억원 규모의 대한항공(003490)이 매입 대상이 될 확률이 높다.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헷지북에서 마진콜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 자산을 매각하거나 CP 발행을 늘리면서 연쇄적으로 단기물 하락을 부추겼는데 이 역시 해소될 전망이다. 증권금융의 2조5000억원,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수 2조5000억원, 콜 시장 규제 완화로 증권사에 유동성이 지원된다. 증권사 CP 발행 파급효과로 일반 기업 CP까지 불똥이 튀었는데 이 역시 정책금융기관이 기업 CP 2조원을 매입하도록 해 보완장치를 마련했다.

윤 연구원은 최근 채권시장 경색의 원인을 △단기 시장 과잉 공급에 따른 단기채 가격 급락 △증권사의현금 확보를 위한 단기 여전채 저가 매도 △2월 크레딧 채권 발행 폭증과 수요 감소로 수급 악화 △코로나19에 의한 변동성 확대로 투자심리 악화 △장기적인 기업경기 부진 전망으로 기업의 신용도 하락 및 크레딧 채권 펀더멘털 악화 등 다섯 가지로 꼽았다.

이번 금융안정책으로 △단기 시장 과잉 공급에 따른 단기채 가격 급락 △증권사의현금 확보를 위한 단기 여전채 저가 매도 △2월 크레딧 채권 발행 폭증과 수요 감소로 수급 악화는 해결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투자 심리 악화나 기업 신용도 하락, 채권 펀더멘털 악화 등은 막기 어려울 전망이다. 윤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끝나고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고 경기 회복 기미가 보여야 한다”며 “아직 크레딧 시장이 강세로 전환하기 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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