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 경고수위 높이는 트럼프…사흘째 "실망" 언급

'시험' 첫 언급…우려 통한 압박 점차 세져
"김정은과 관계 좋다" 달래기도…양면전술
"오바마 땐 재앙이었다…지금은 도발 없다"
  • 등록 2019-03-09 오전 6:31:12

    수정 2019-03-09 오전 6:31:12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북·미 제2차 하노이 핵 담판 결렬 이후 북한이 서해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을 사실상 복구했다는 소식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사흘째 우려를 표하며 대북(對北) 압박 강도를 높였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는 재차 부각했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미사일 시험 도발을 자제시키는 동시에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토네이도 피해 복구 중인 앨라배마주(州)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약 그(김 위원장)가 서로의 이해에 들어맞지 않는 어떤 것(미사일 발사)을 한다면 나는 부정적으로 놀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미사일) 시험을 본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북한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워싱턴 싱크탱크인 38노스는 전날(7일) 촬영된 상업 위상사진을 토대로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와 엔진시험대 재건 공사가 빠르게 진척되고 있으며, 정상가동 상태로 회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같은 날 또 다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이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에 올린 보고서도 북한이 동창리 발사장에서 발사대와 수직 엔진 시험대의 주요 부품들의 복구를 계속하면서 이를 정상가동 상태로 되돌렸다고 쓰여있다.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우려는 지난 6일 발신됐다. 당시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를 깔았지만, ‘실망’이라는 표현을 처음 쓰며 경고성 발언을 내뱉었다. 이튿날인 7일에도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틀 연속 같은 표현을 썼지만, 6일과 달리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를 뺐다. 더 나아가 이날은 ‘시험을 보게 되면’이라는 구체적인 단어를 추가했다. 연일 우려를 통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과 나의 관계는 매우 좋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우려를 통한 압박 속에서도 일종의 달래기를 병행하는 ‘양면전술’로 읽힌다. 그는 북한 핵·미사일 시험 도발이 남발된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 시절의 대북정책과의 차별화를 시도, 현 국면에 대한 국내외의 우려를 진정시키려는 모습도 내비쳤다. 그는 “오바마 정권에서 북한은 재앙이었다”며 “하지만, 지금 우리는 (미군 전사자) 유해를 받고, 많은 일을 하고 있다. (핵·미사일) 시험도 없다. 전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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