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대선주자 트럼프, '여성비하 막말'에 역풍

메긴 캘리에 "다른 곳에서도 피가 나오고 있었을 것"
공화당 대선후보는 물론 보수단체까지 등돌려
  • 등록 2015-08-09 오후 1:29:08

    수정 2015-08-09 오후 1:29:08

폭스 뉴스의 TV토론회에서 도널드트럼프가 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AFP)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거침없는 발언으로 주가를 높인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이번엔 말 때문에 비난을 받고 있다. TV 토론회를 진행했던 메긴 캘리 앵커를 상대로 원색적인 비하를 하자 다른 공화당 대선주자는 물론 물론 보수단체까지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트럼프가 메건 켈리에 대한 언급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긴 켈리는 지난 6일 열린 폭스뉴스 주최 공화당 대선주자 토론회의 진행자다. 국제 로펌에서 기업 소송 업무를 전담하다 2004년 폭스뉴스에 입사했다. 선거방송 및 보스턴 마라톤 테러,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사건 등을 취재하며 스타 반열에 올랐고 현재 폭스뉴스의 ‘켈리타임’을 진행하는 등 간판 앵커로 맹활약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첫 TV 토론회에서 켈리는 트럼프의 과거 ‘여성비하’ 발언을 꺼냈다. 켈리는 “트위터 등에서 여성을 뚱뚱한 돼지, 개, 지저분한 것, 그리고 역겨운 동물로 불렀다”고 트럼프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는 켈리의 공세에 “단지 로지 오도널(미국 여성 코미디언)에게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켈리는 다른 사례를 들어 반격했다.

켈리는 “NBC의 TV쇼에서 여성 출연자에게 무릎을 꿇은 모습을 보이면 아름다울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그런 자질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으며 민주당 대선후보로 유력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맞설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메긴 캘리 폭스뉴스 앵커(출처:AFP)
토론회 직후 각종 언론매체에서 ‘토론회의 진정한 승자는 메긴 캘리’라고 보도했다. 이에 분노한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토론회의 최대 패자는 켈리’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7일 CNN 방송에 출연해 “(켈리가) 토론에서 악랄하고 불공정한 질문을 했다”고 공격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 발언이었다. 트럼프는 “켈리의 눈에서 피가 나오고 있던 것을 봤다”며 “그녀의 다른 어디에서도 피가 나오고 있었을 것”이라며 도를 넘어선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켈리가 월경 탓에 예민해져 토론에서 자신을 괴롭혔다는 것.

여성비하적인 발언에 다른 공화당 대선 후보는 물론, 보수진영에서도 비난에 나섰다. 공화당 대선후보 중 유일한 여성인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패커드 CEO는 “이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나는 메긴 켈리 편”이라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트럼프는 ‘다른 어디는 코를 뜻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분위기를 전환시키기엔 부족했다.

보수단체 레드스테이트 역시 8일 애틀란타에서 열리는 행사에 트럼프를 기조연설자로 초청했지만 이를 취소했다. 에릭 에릭슨 레드스테이트 대표는 “아무리 직설적인 논객이라 해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있다”며 “품위는 그런 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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