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탐진청자, 대기업 총수들 단골로 찾는 고려청자

대기업 총수들 소장용으로 자주 찾는 단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강진탐진청자 극찬
김경진 명인 "좋은 도자기의 원천은 좋은 흙"
딸 김보미 씨, 부친 이어 도자기 만드는 일에 전념
  • 등록 2015-04-09 오전 8:11:18

    수정 2015-04-09 오후 3:23:17

[전남 강진=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국내 10대 그룹 총수 중 한 명은 연말이면 지인들의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자주 찾는 곳이 있다. 그는 이곳에서 2000~3000점의 고려청자 생활식기를 살만큼 애호가다. 다른 대기업 회장들도 강진탐진청자를 찾아 3000만원에 달하는 작품들을 찾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이곳에서 생산한 고려청자를 취임 선물로 받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이 찾는 고려청자를 만든 주인공은 전남 무형문화재 청자기능 보유자이자 청자 명인 1호인 강진탐진청자의 김경진(56) 명인이다. 김 명인의 고려청자는 색이 곱고 선이 부드럽기로 유명하다. 가볍고 강도가 높아 장식용 외에 일반 생활용품으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소장하고 있는 강진탐진청자의 고려청자. 사진=강진탐진청자
전남 강진 출신인 김 명인은 어릴 적부터 도자기 조각을 장난감 삼아 가지고 놀면서 자연스레 도예가의 길로 들어섰다. 1980년부터 자신의 가게에서 백자, 청자 등 다양한 도자기 제작을 해왔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고려청자 제작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85년 고려청자 무형문화재였던 고(故) 조기정 명인을 만나고부터다.

“제대로된 고려청자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던 시절 조기정 선생님이 돼지고기 한 근을 사가지고 찾아와 어려움과 고민을 들어주셨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생님을 따라 고려청자 연구와 제작에 들어갔다. 선생님은 고려청자에 있어서 아버지와도 같은 분”이라고 김 명인은 회상했다.

그가 고려청자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흙이다. 강진은 흙이 좋기로 유명하다. 다른 지역에서 나오는 흙보다 점성이 강해 구웠을 때 잘 깨지지 않고 입자가 고와 색이 부드럽게 나온다. 여기에 강진의 차가운 공기와 해풍은 청자가 마를 때 균열이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강진은 최고의 청자가 탄생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김경진(오른쪽) 명인과 딸 김보미 씨. 사진=강진탐진청자
김 명인은 좋은 흙을 지금도 직접 찾으러 다닌다. “공학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소재가 나왔지만 도자기만큼은 흙을 대체할 다른 소재가 없다. 좋은 흙은 보는 눈은 오랜 경험을 통해서 터득한 것으로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다. 흙은 도자기를 만드는 모든 요소 중 단연 최우선 과제다.”

고려청장에 대한 그의 열정은 30년 동안 식지 않았다. 2012년 신장이식 수술을 할 때 빼고는 단 하루도 도자기 만드는 일을 쉰 적이 없다. 김 명인은 “도자기를 만들 때가 가장 마음이 편하다. 아픈 몸도 물레에 앉아 반죽을 빚을 때면 씻은 듯이 낫는 기분이 든다. 도자기는 인생의 치유제며 마음의 안식처다”라고 고려청자에 대한 애착을 전했다.

김 명인의 둘째 딸 김보미(27) 씨도 부친의 능력을 이어받아 고려청자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유망주다. 부친이 전통을 고수한다면, 김보미 씨는 고려청자 커피그라인더, 자개를 입힌 고려청자 에스프레소 잔 등 현대적 감각을 입힌 작품을 주로 만든다.

보미씨는 “아버지가 한국 고유의 전통 고려청자의 명맥을 유지하는 데 노력했다면, 나는 현대적 형태의 고려청자를 상품 개발해 세계시장에서 쉽게 고려청자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이런 김 씨와 김 명인 간의 갈등도 많았다. 하지만 보미씨가 대한민국 청자공모전 디자인 부문 최우수상(2013년), 대한민국 공예품대전 금상(2014년) 등을 수상하면서 세상에 인정을 받기 시작하자 김 명인도 딸의 길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인 후원자로 돌아섰다.

김 명인은 “문화도 다양한 방향으로 성장한다. 딸이 가고 있는 길도 그런 방향 중 하나로 틀린 것이 아니다. 다만, 전통이라는 본연의 모습은 어딘가에서 유지해주길 바랄 뿐이다. 뿌리를 잊은 전통문화란 존재하지 않는다. 딸의 길을 응원하며, 훌륭한 작가가 될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