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신 원장 "이대로 가면 일본처럼 장기침체 빠진다"

규제완화·외인 투자 활성화·노사문제 개선 필요
집단 이기주의·반기업 정서 해소 등 의식개혁도 병행돼야
  • 등록 2014-07-25 오전 8:25:40

    수정 2014-07-26 오전 12:59:40

[평창(강원)=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국내외 모두 한국은 기업하기 어려운 국가로 본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처럼 장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원장은 지난 24일 ‘전경련 CEO 하계 포럼’이 열리고 있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규제완화와 외국인 투자 활성화, 노사문제 등을 개선해서 기업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60~1970년대만 하더라도 한국은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과 함께 ‘아시아의 4마리 용’ 중에 하나로 꼽혔다”며 “하지만 지금은 싱가포르와 홍콩은 용이 돼서 승천하는 반면 한국은 이무기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지난 2003년 2만3320 달러에서 2014년 5만4776 달러까지 증가했다. 홍콩 역시 같은 기간 2만3859 달러에서 3만7777 달러로 늘어났다. 하지만 한국은 1만3451 달러에서 2만4329 달러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최근 논란이 됐던 사내유보금 과세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권 원장은 “사내유보금에 대해 오해가 있는데 과세효과가 없다”며 “최근에는 해외 유명 투자은행에서도 직접 전화로 문의를 할 정도로 외국인 투자자들도 민감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권 원장은 이와 함께 의식개혁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국민 대다수가 대기업을 비난하면서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어하는 이율배반적인 행위가 기업 활동에 부담이 된다”며 “반기업정서와 경제민주화라는 명목 아래 자꾸 규제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노무현 정부 때 발표했던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이 무산된 원인도 집단 이기주의로 꼽았다. 권 원장은 “집단 이기주의가 나타났고 그들을 대변한 국회가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어 “송도에 외국인을 유치하려면 교육, 레저, 의료시설이 있어야 하는데 결국 국회 일부에서 반대가 심해 결국 무산됐다”며 “병원, 교육 시설이 없는데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싱가포르의 경우 수상이 카지노 설립을 적극 권장하다보니 중국 관광객이 매우 많이 오고 있다”며 “결국 서비스 산업을 해야 하는데 집단이기주의 때문에 아무 것도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제2롯데월드의 예를 들면서 한국경제가 활기를 띄려면 서비스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2롯데월드의 고용효과가 1만7000명에 이르고 이로 인한 관광객 유치효과가 엄청날 것”이라며 “두바이나 싱가포르, 대만의 경우 마천루 같은 건축물을 찾는 관광객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중소기업에 관한 견해도 밝혔다. 권 원장은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중소기업보호 절차가 강한 곳이 없다”며 “하지만 보호만 강화하다보면 국내 중소기업들이 경쟁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환위기 이후 가장 우려했던 업종이 전자와 화장품이었고 결국 문호개방 압력에 따라 외국기업에 문호를 개방했다”며 “하지만 지금 화장품이나 전자업종에서 국내 기업의 위상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정은 힘들 수 있지만 경쟁하면 살아난다”며 “보호한다고 딱 막아놓으면 더 죽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 원장은 마지막으로 “오랜 공직생활과 해외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은 결국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규제완화, 노사문제 개선, 외국인투자 활성화 등이 절실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기업활동의 자유와 노동시장 유연성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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