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대장암 초기에 발견하면 '내시경절제술'로 완치 가능

  • 등록 2014-06-26 오전 8:43:50

    수정 2014-06-26 오전 8:43:50

[이경훈 한솔병원 소화기내과 과장]대장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하고 남은 찌꺼기를 대변으로 만들어 직장에 저장했다가 몸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수많은 종류의 장내 세균과 각종 노폐물에 항상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이경훈 한솔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대장암은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 즉, 유해한 자극과 노화에 따른 유전자 단위의 변화에 의해 정상 세포가 이형성증(비정상세포) 단계를 거쳐 악성으로 진행하는 이른바 ‘선종-암 연속과정’을 통해 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중간단계인 선종(흔히 용종 또는 폴립이라 일컫는 양성종양의 한 종류)을 제거함으로써 대장암으로의 진행을 상당부분 차단할 수 있다.

최근에는 대장암 검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비교적 조기부터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고, 이에 따라 선종 단계, 또는 암이라 하더라도 비교적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내시경 기기 및 치료내시경 기법의 발달로 이전에는 외과적 수술을 요했던 큰 종양과, 조기암 중에서 침윤이 깊지 않은 경우에는 내시경적으로 근치적 목적의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지방에서 사는 김모(여· 64)씨는 최근 3~4개월 전부터 복부팽만감과 간헐적으로 변이 무른 증상이 있어 본원에 내원했다.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상행결장, 횡행결장에 각각 8cm, 6cm 크기의 측방발육형 종양과 직장-S상 결장 경계부에 5cm 크기의 거대 용종이 발견되었다. 모두 진행성 선종 또는 국소 악성 변화가 의심되는 상태였으며, 종양의 크기가 크고 넓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용종 절제술 방법으로는 완전한 절제가 어려운 상태였다.

특히 종양들의 위치가 따로 떨어져 있어 내시경으로 치료가 안 되면 대장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복부 CT 단층촬영과 초음파 내시경 정밀검사에서 전이나 점막하 침윤 소견은 보이지 않아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 기법으로 세 군데 종양을 모두 성공적으로 제거할 수 있었다. 최종 조직검사에서 두 병변은 조기암(점막암)으로, 다른 한 종양은 고도 이형성증으로 진단되었고, 모두 완전절제됐다.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ESD)은 내시경을 통해 특수 절개도를 이용해 종양의 주변을 절개하고 종양 하단의 점막하층을 하나하나 박리해 나가는 기법이다. 이 시술법은 종양의 크기가 크고 넓게 퍼져있는 경우, 악성이 의심되어 주변 경계부나 하단에 암세포가 남지 않도록 보다 확실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가장 큰 장점은 장기를 절제하지 않고 정상 장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과, 수술에 따른 장 유착이 발생하지 않고 회복과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며, 전신마취가 필요 없다는 점 등이다.

모든 질병, 특히 종양성 질환의 경우의 치료에 있어 핵심은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는 점이고, 이를 위해서는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내시경 검진주기는 가급적 40세, 늦어도 50세부터 시작해 이상이 없는 경우에는 3~5년 주기로 시행해야 한다. 만약, 용종이 발견 되었다면 담당 의료진과 추적검사 일정을 상의해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용종의 갯수, 크기, 조직학적 특징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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