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동 병력 증강에…이란 지도자 “압도적 대응” 경고

美 중동에 전략폭력기 급파 결정
‘신중’ 강조하던 하메네이 “압도적 대응”
이스라엘 측, 가자 휴전 가능성 ‘비관적’
  • 등록 2024-11-03 오전 11:16:47

    수정 2024-11-03 오후 7:04:37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압도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2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사진=AFP)
하메네이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은 이란과 저항전선에 대한 그들의 행위에 대해 틀림없이 압도적인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공습 직후인 지난달 27일 하메네이는 “시온주의 정권의 악랄함을 경시하거나 과장해서는 안 된다”면서 즉각적인 보복 보다 신중한 대응을 시사했는데, 며칠새 이란 지도부의 어조가 보다 강경하게 바뀐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하메네이의 발언이 미국이 중동 지역 병력을 증강한 가운데 나왔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1일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중동 지역에 탄도미사일 방어 구축함, 전투기 대대와 공중급유기, B-52 전략폭격기 몇 대의 추가 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은 미국은 중동 지역에 있는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역내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이스라엘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를 보내고, 와스프 상륙준비단(ARG) 및 해병원정대(MEU)에 동부 지중해에서 계속 작전할 것을 지시하는 등 전력을 보강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주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주요 특사를 중동에 파견해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단체 하마스·헤즈볼라 간 휴전 중재를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은 채 분쟁은 지속되고 있다.

같은 날 레바논 보건부는 헤즈볼라가 장악하고 있는 수도 베이루트 남쪽 거주 지역인 다히예를 이스라엘이 공습해 1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레바논 당국에 따르면 전날에도 이스라엘의 집중 공격으로 최소 5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같은 날 레바논 남부도시 티레에 대한 공습으로 헤즈볼라 지휘관 2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등 전날부터 레바논과 가자지구의 120개 이상 기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당국은 오는 5일 미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끝내라는 강한 압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으나 휴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하마스가 전쟁의 완전한 종식을 주장하는 등 점진적인 협상에 준비돼 있지 않다”면서 “회담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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