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서울 지하철 화장실에서 3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로 인해 여성 역무원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와 피해자는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로, 묻지마 범죄가 아닌 면식범의 소행인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중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를 검거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A씨가 흉기를 사전에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있다.
A씨는 전날 밤 9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대합실 여자 화장실에서 여성 역무원 B(28)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전 A씨는 머리에 일회용 위생모를 쓰고 1시간 10분여간 신당역에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
| 살인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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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에 찔린 직후 B씨는 화장실에 설치된 콜폰(비상벨)을 눌러 도움을 요청했고, 역사 직원과 시민 등 4명이 현장에서 A씨를 진압했다.
이어 범행 약 15분 만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A씨를 검거했다.
심정지 상태였던 B씨는 심폐소생술 등 응급 처치를 하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약 2시간 30분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반면 A씨는 검거 과정에서 손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은 뒤 유치장에 입감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과거 다른 형사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을 받던 A씨가 당시 피해자였던 B씨에게 앙심을 품고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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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나오던 A씨는 길에서 SBS 취재진을 만나 “왜 범행을 저질렀나”,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은 없나”라는 질문을 받았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뿐이었다.
한편 경찰은 “A씨가 범행 경위 등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며 “추가 조사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오늘 오전 사건 경위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