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소는 인간의 몸에 기를 북돋우는 대표적인 가축이다. 동의보감이 기술하는 소는 고기는 말할 것 없고 장기와 뼈마디가 여름철 보양식재료로 즐기기 손색없다.
소의 간(우간·牛肝)은 이질 환자가 먹으면 병을 다스리는 데에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끓는 물에 식초를 넣어서 삶아서 먹는 게 보통이다. 회로 먹거나 삶아서 먹으면 눈이 밝아진다고 한다. 어린아이의 야매증을 고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의 세 번째 간 처녑은 안주로서 술과 궁합을 맞추는데, 반대로 숙취를 해소하기에도 좋다. 처녑에 풍부한 비타민이 피로 회복을 돕기 때문이다. 생강과 식초로 버무려서 날로 먹는 게 보통이다.
간도 마찬가지로 피로 회복을 촉진한다. 간은 인간이나 동물이나 신체의 피로회복을 책임지는 장기다. 동물의 간을 먹으면 인간의 간에도 좋다.
소의 지라(우비·牛脾)는 치질 치료에 쓴다. 익혀서 양념하지 않고 먹으면 효과가 기대된다. 소의 코(우비·牛鼻)는 국으로 끓여서 임산부에게 먹이면 모유 생산을 촉진해서 수유에 도움을 준다.
소의 젖 우유(牛乳)는 신체의 열을 내리고 소화를 촉진하며 갈증을 해소하는 기능을 한다. 오장을 보호하고 여윈 것이 살찌는 데 도움을 준다. 우유에서 지방을 분리해서 응고시킨 우락(牛酪·버터)는 죽으로 쒀 끼니 대용으로 먹는다.
도가니로 불리는 소의 무릎(우슬·牛膝) 연골은 칼슘이 풍부해서 성장기 아이의 발육에 도움을 주고 갱년기 여성의 골다공증에 탁월하다.
| 쇠무릎풀(사진=위키백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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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생긴 게 소의 무릎과 닮았다고 해서 이름을 붙인 쇠무릎풀도 비슷한 효능을 가진다. 이 풀은 골수를 채워주고, 머리가 희는 것을 늦추며, 등허리가 아픈 데를 낫게 한다. 남성의 발기부전에도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달이거나 술로 담가서 마신다.
소의 고기는 더할 나위 없는 보양식재료다. 사람의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한다. 갈증을 해소하고 부기를 빼는 효능도 있다. 식품으로 먹으려면 검은소보다 누렁소가 낫고, 저절로 죽은 소는 먹으면 탈이나니 피하는 게 좋다.
소의 부위가 나은 여러 부산물 가운데 생식기도 빠지지 않는다. 우랑(고환)과 우신(음경)은 탕과 찜으로 먹는다. 18남 4녀의 자녀를 둔 조선 세종대왕이 즐겨먹은 음식으로도 전해진다.
| 프레어리 오이스터(사진=위키백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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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이르러서는 육질을 위해 숫소를 거세하는 과정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부위다. 북미에서는 우랑을 `Rocky Mountain Oyster`(미국)나 `Prairie oyster`(캐나다)라는 튀김요리로 즐기는데, `oyster`(굴)라는 명칭 탓에 해산물로 오인하는 헤프닝도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