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은 “해당 잠수함이 작전이나 훈련 중이 아니라 정기수리 기간 내 시운전 종료 후 귀항 중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잠수함 스스로 항해해 복귀할 수 있는 상태였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예인한 뒤 정비 절차에 따라 원인을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다. 바다에서 시운전까지 마친 잠수함이 비교적 평이할 것으로 여겨지는 복귀항해 단계에서 고장 났다는 것이 우선 그렇다. 게다가 실전배치 상황도 아니고 시험항행 중이었다면 “스스로 항해해 복귀할 수 있는 상태”에서는 비상시 대응 매뉴얼에 따라 그렇게 해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은가 하는 의문도 든다.
우선은 이번 고장의 직접적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장착된 장비의 설계나 제조상 결함 탓인지, 그 운용과 조작상의 문제 탓인지를 가려야 한다. 그리고 직접적인 원인을 유발한 간접적인 원인까지 규명해야 한다. 해당 잠수함은 개발·건조 단계에서 부품의 성능기준 미달 논란을 빚고 군수비리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다. 이를 감안하면 해군 차원을 넘어 국방부·감사원·국정원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차원의 심층 조사가 필요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