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타임] 행복 위해 자발적 '푸어' 된 20대

  • 등록 2018-07-02 오전 8:00:54

    수정 2018-07-04 오후 5:10:13

snaptime
(이미지=스냅타임)


그렇다. 26세 젊은 나이에 고가의 자동차인 'BMW 520d'를 소유한 최진용(26·남)씨는 실제로 카푸어(Car poor)다. 월 260만원을 벌지만 그중 170만원이 찻값으로 빠져나간다. 이 외에 자취방 비용 등을 빼면 약 월 40만원정도 수중에 남는다.

“네, 저 ‘카푸어’ 맞습니다. 그런데 불행하진 않아요. 어차피 ‘푸어’일 거, 좀 더 행복한 ‘푸어’가 되기로 마음먹고 차를 산거거든요.”

어차피 '푸어'라면, 행복한 '푸어'가 되겠어!


"한 달 월급에서 관리비, 통신요금 등의 생활비와 적금 등을 빼면 매달 남는 게 없어요. 죽어라 모아도 서울에 평생 집 하나 사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죠."

일을해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푸어, 전세·월세 비용의 '렌트푸어', 집을 마련했지만 빚이 생긴 '하우스푸어'.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11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4%가 위와 같은 이유로 자신이 푸어족이라고 생각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75.2%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70.2%로 그 뒤를 이었다.?이들 중 절반이 넘는 55.2%는 앞으로도 자신이 푸어족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 응답했다. 젊은 세대가 전반적으로 자신을 '푸어족'이라 생각하며 허탈함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snaptime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렇다보니 자발적인 'oo푸어'가 늘고 있다. 어차피 '푸어'라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푸어'가 되겠다는 것이다.

560만원 카드 빚을 내고 당장 유럽 여행을 떠난 지혜(26·여)씨, 대출을 받아 어린 나이에 자신의 작은 보금자리를 마련한 박선용(28·남)씨, 12개월 할부로 꼭 사보고 싶었던 명품 가방을 산 서정희(24·여)씨가 그렇다.

몇달 전 외제차를 구매한 최씨도 마찬가지다. 매일 일을 해도 집 살 돈은 모으기 힘들고 월세며 결혼 자금을 모으느라 하고 싶은 일을 못한다면 10년 뒤에 자신이 과연 행복할까 싶었다.

"제가 하고 싶은 거 포기하면서 돈을 모아도 행복하지 못한 인생이라 생각하니 허탈하더라고요."

비록 차를 구매하느라 결혼 자금을 모으는 데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줄었지만 최씨는 만족한다.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미래보다는 지금의 자신을 위해 살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사치라 생각해도 괜찮아, 원하는 '행복'의 기준이 다를 뿐
snaptime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너 그러다 후회해. 자금은 어떻게 모으려고..쯧쯔"

처음 차를 샀을 때 친구들은 그에게 '사치'라고 표현했다. 후회할 것이라는 저주 같은 걱정도 함께 돌아왔다. 최씨는 친구들의 말을 이해했지만 한편으론 친구들이 야속하기도 했다.

'내 인생, 내 행복을 위해 했던 투자가 한심한 취급을 받아야하는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미래만 바라보고 돈을 모아야 하는 인생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자신의 가치관에선 그렇다. 그래서 여행이든, 사고 싶은 물건이든 '나중에..'라며 미루기 보단 바로 행동으로 옮기고 싶다.

"필요할 때 돈이 없으면 후회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집 사느라, 결혼 하느라 하면서 미루다 제 돈과 젊음이 휴지조각이 되는 게 더 후회스러울 것 같았어요. 물론 자기 생계도 어려운 상황에서 돈을 흥청망청 써선 안되겠지만요."

“사치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분들은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자신의 행복이고 가치관인 거니까요. 제 부모님 세대는 더더욱 이해 못하시겠죠. 결혼 자금 모으고 가정을 꾸리고 미래를 위해 돈을 모으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으니까요. 근데 제 행복은 달라요. 제가 그분들의 '행복'을 존중하듯, 그분들도 저를 보고 바보취급은 안했으면 좋겠어요.”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완벽 몸매' 화사의 유혹
  • 바이든, 아기를 '왕~'
  • 벤틀리의 귀환
  • 방부제 미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