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팬오션이 상환할 회사채는 지난달 말 현재 공모와 사모를 포함해 1조1039억원에 이른다. 이중 4500억원 어치는 STX팬오션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일 때, 1000억원은 신용등급이 ‘BBB+’로 강등된 뒤 발행됐다.
연기금을 비롯한 대형 기관들은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거나 BBB급 이하 회사채에는 투자하지 않는 만큼 발행물량의 대부분은 고수익을 노린 은행과 증권, 보험사 등이 사들였다.
문제는 이 가운데 증권사가 인수한 물량이다. 증권사가 이 물량을 개인 투자자들에게 되파는 과정에서 위험고지를 비롯해 충분히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 인수 핑계? 위험고지 제대로 했나
동양증권이 대표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4, 6월에 판매한 ‘마이W 밸런스드 채권형신탁 8·11호’ 상품의 30%가량을 STX팬오션 회사채로 채웠다. STX 계열사 회사채까지 포함하면 STX그룹 비중이 50%에 이른다.
이에 동양증권 측은 “신탁상품 상담부터 가입까지 상품의 신용도뿐 아니라 만기상환위험, 신용보강 이벤트 등을 안내한다”며 “당시 산업은행이 STX팬오션 인수하는 사항 역시 투자참고사항 중 하나로 충분히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불완전판매 여부 불투명..‘손실’ 감수해야
그렇다면 STX팬오션 회사채가 포함된 신탁상품 가입자들은 손실 보전을 받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완전판매에 따른 배상도 기대하기 어렵다. 동양증권 판매한 신탁상품은 특정금전신탁으로 투자자가 직접 투자상품을 선택하도록 돼있는 탓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증권사가 STX팬오션 회사채의 신용등급 등 위험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거나 거짓말을 했다면 불완전판매로 볼 수 있다”면서도 “대부분 상품을 판매할 때 내용을 설명하고 서명도 의무화하고 있어 입증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STX팬오션의 법정관리에 따른 펀드 손실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자산운용사가 STX팬오션 회사채에 투자한 금액은 108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STX와 STX중공업 등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는 아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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