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은 연초 위안화 절상 가능성으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그 뒤 터진 남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달러매수가 우위를 보이는 흐름이 계속됐다.
이번에 달러당 6.83 위안에 묶여있는 페그제가 종료되면 아시아권 통화도 동반 절상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흥모 한국은행 해외조사실장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용인하면 달러화에 대한 절상뿐 아니라 유로화에 대해 훨씬 더 절상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유럽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은 중국이 예상보다 과감한 조치를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구체적인 후속조치를 봐야겠지만, 현재로선 일일 변동폭을 더 확대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경우 위안화 절상압력이 생각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중국이 위안화 유연성을 확대하겠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폭이나 속도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위안화 절상폭이 제한적이라면 달러-원 환율 하락압력도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외환시장은 1160~1190원대를 위안화 절상에 따른 하단으로 보는 분위기다.
다른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중국 위안화가 절상되면 아시아 통화도 같은 방향으로 갈 것이란 기대감을 가진 세력들이 그 방향으로 베팅할 것으로 예상되고, 따라서 달러-원 환율도 하락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당국이 1200원을 사수하려는 의지가 워낙 강해 환율 하락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며 "1170~1180원대가 하단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진우 NH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일단 주초 위안화 절상 재료로 숏(달러매도)으로 밀어보는 시도가 나타날 것"이라며 "그러나 절상폭이 2~3%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1164원 정도까지 하락하면 위안화 재료는 소진된 것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