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전략포럼2010)맥레이 "동아시아 시대 30년 더 간다"

"G2대신 다양한 지역 부각..G20가 출발선"
"한국기업 성과에 상당히 감명받았다"
  • 등록 2010-06-06 오후 6:41:36

    수정 2010-06-06 오후 6:41:36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영국 저널리스트면서 미래학자이기도 한 해미시 맥레이(Hamish McRae·사진)에게 이번 한국 방문이 두 번째다.

지난 1985년 IMF와 세계은행 연례 회의 참석차 방문했으니 25년만이다. 당시에도 한국의 경제발전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감탄했다는 맥레이, 그래서 이번 방한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했다.

맥레이는 6일 이데일리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금융위기 이후 한국 기업들이 낸 성과에 상당히 감명을 받았다"며 "이는 무엇보다 인적자원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아시아로의 파워 시프트(Power Shift)가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30년동안 동아시아는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G2(미국과 중국)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양한 지역이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G20는 이를 끌어안을 수 있는 출발선"이라고 평가했다.

맥레이는 이번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 2010`에서 강연에 나선다. 둘째날인 6월9일 `세션2`에서 연설할 예정이며 그의 강연과 패널토의는 오전 10시45분부터 12시45분까지 진행된다.

 
다음은 맥레이와의 인터뷰 전문.

-금융과 경제에서 오랫동안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어떻게 정치와 사회, 문화를 아우르는 미래에 대한 책을 쓰게 됐는가.

▲경제라는 것은 더 넓은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틀에서 봤을때만 이해되는 것이다. 운이 좋게도 더블린에서 가르쳤던 경제학이 정치경제학이었고 사회에서 정치경제학이 갖는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IT의 경우 워낙 변화의 속도가 빨라서 전문가들도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다. 예측을 위한 자료와 정보를 어떻게 얻었나.

▲금융전문 기자라는 직업을 활용했다. 금융서비스라는 것도 IT를 깊게 활용해왔던 산업이었고 미디어 종사자들도 실질적인 IT 사용자들이다.

-지난 1994년에 2020년을 예측한 `The World 2020`를 출간하고 나서 16년이 지났다. 당시 예상과 비교했을때 가장 달라진 부분은 무엇인가.

▲인도의 발전이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다. 그리고 중국의 부상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기대 이상이다. 유럽과 북미의 경우 변화가 예상과 어느정도 비슷하게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당시 간과했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인터넷이다. 당시 미래는 컴퓨터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인터넷은 존재했지만 마침 첫번째 브라우저가 개발됐고 검색엔진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컴퓨터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예상하지 못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세계의 중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을 어떻게 보는가.

▲중국은 상당히 빠르게 성장해왔다. 성장 압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를 이겨낼 수 있을 정도다. 지금까지는 정치적인 문제도 잘 조절해왔다. 그러나 앞으로 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G2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럽은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중요하다. 라틴 아메리카, 중동, 아프리카, 그밖에 갈수록 중요성을 더하는 지역들이 있다. 우리는 이런 다각적인(multi-polar) 세계를 인지하고 존중해야 한다. 이처럼 새롭게 균형을 이룬 세계에 있어서 G20는 이를 끌어안을 수 있는 출발선이다.

-책을 쓸때만 해도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 이후 중국을 방문해봤는가. 어떤 것을 느꼈나.

▲물론 그 이후 중국을 여러 번 방문했었다. 중국 이곳저곳을 여행했고 늘 젊은이들의 세계에 감동받았다.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상당한 존경심을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경제성장에 따른 사회적, 환경적 비용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부가 확산되면서 발전속도도 느려질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정부도 이같은 우려를 하고 있다.

-책에서는 적절한 규제를 하지 않아도, 잘못된 규제도 경제적인 비용을 수반한다고 했다. 이같은 규제의 부재가 2008년 금융위기를 부른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하는가.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한 가지는 약한 규제고, 다른 한 가지는 과도한 통화확장정책이다. 이 통화완화책은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심했고, 여기에 중국은 외환보유고를 쌓으면서 이처럼 잘못된 미국의 정책을 유지시켜줬다.

-최근 기사에서 그리스가 `탄광의 카나리아`라고 했다. 그리스 재정위기가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때처럼 전세계로 확산될 것이라고 보는가.

▲이 위기는 어느정도 잡힐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에게 대규모 국가부채는 주요 문제였고 큰 나라들 대부분이 이 부채를 상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리스와 같이 일부 작은 국가들은 부채를 상환하는데 고생할 것이며 이는 유로존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

-유로화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고 지속성에 대한 의문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유로는 현 위기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그러나 유로존은 다음 경기침체를 극복해내지 못할 것이다. 지난 40년 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다음 경기침체는 2016년에서 2020년 사이에 일어날 수 있다. 유로화는 어떤 형태로든 살아남겠지만 여러 국가들이 유로존에서 탈퇴해야할 것이다.

-한국에 대한 질문을 하겠다. 책에서 남한과 북한이 2020년까지 통일이 될 것으로 봤는데 최근 천안함 침몰 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다. 현재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재 한국 상황에 대해 코멘트할 정도로 자세히 알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남북한이 머지 않은 미래에 통일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마 2020년 이후가 될 수도 있다.

-한국 기업들이 일본 기업들의 유용한 하청업자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한국 기업들은 오히려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났다. 어떻게 보는가.

▲한국 기업들의 성과가 상당히 인상깊었다. 한국 기업들이 인적 자원을 훌륭하게 활용했고 이것이 대단한 강점이 됐다는 게 내가 받은 인상이다. 교육은 필수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파워가 유럽과 미국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절대적으로 맞는 얘기다. 주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아시아로의 권력 이동은 속도를 냈다. 이는 장기적으로 이뤄지는 구조적인 권력이동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충돌도 있겠지만 앞으로 30년동안 동아시아가 발전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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