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기지표가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온전히 기업들의 어닝 모멘텀만으로 시장이 상승했다.
걸림돌도 있었다. 미국의 20대 은행인 CIT 그룹의 파산보호 신청 우려감이 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CIT는 30억달러의 자금조달에도 불구하고 아직 유동성이 좋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CIT는 특히 내달 만기 도래 채무에 대해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파산보호를 신청할지 모른다는 언급도 내놓았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는 점심 무렵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그러나 장후반으로 가면서 어닝 모멘텀이 다시 살아났다. 다우 지수인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라와 의약품업체인 머크 등 블루칩 종목들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놓았고, 장마감후 실적을 발표하는 애플에 대한 기대감도 고개를 들었다.
이중 캐터필라의 경우엔 2분기 순이익이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3배나 웃돌았다. 회사측이 3분기에는 실적이 부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간 실적전망치를 상향 조정해 오히려주가는 8% 가까이 급등했다.
실제 캐터필라는 해외 이머징 시장에서 매출을 많이 올리는 다국적 기업이다 보니, 이날 캐터필라의 실적개선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자극했다.
장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애플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지난분기 이익은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웃돌았다.
이와 관련, 케니 란트그라프 켄졸자산운용(Kenjol Capital Management) 대표는 지난주 월요일 이후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하고, 투자심리도 상당히 변했다고 말한다.
브린 마르 트러스트(Bryn Mawr Trust)의 에릭 손 매니저는 예상치를 상회하는 기업들의 실적은 투자자들의 생각했던 것보다 경제여건이 좀 더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경기관련 숫자들이 예상치를 웃돌고 있는 것은 현재 우리가 경기회복의 시작국면에 놓여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차루프니크 퍼스트 아메리칸 펀드(First American Funds) 헤드는 그러나 주식시장이 추가 상승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기업실적 개선으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웬만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에 감동을 받지도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조셉 바티파글리아 트스티펠 니콜라우스(Stifel Nicolaus) 스트래티지스트도 신중한 입장이다. 경제가 브이(V)자로 급반등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리세션이 질질 끌다가 그 이후에는 평균 이하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따라서 주식시장이 추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인력감축에 따른 이익 개선이 아닌 매출증가세가 확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테픈 칼 윌리엄스 캐피털 그룹(The Williams Capital Group)의 주식 트레이딩 헤드는 투자자들이 몇몇 경기지표와 기업실적에 도취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개선세가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지금쯤 다소 이익을 실현하고, 여름철 동안에는 하반기 실적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확인한 뒤 향후 장세를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