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도 놀란 ‘부동산 경매’

낙찰가격·경쟁률 사상 최고 ‘과열 조짐’
감정가는 1억9천만원…낙찰가는 2억7천만월
  • 등록 2006-10-24 오전 9:03:30

    수정 2006-10-24 오전 9:03:30

[조선일보 제공] 지난 18일 일산 장항동의 의정부 지법 고양지원. 이날 경매 법정은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투자자들로 북적댔다. 오전 11시쯤 입찰이 완료되고, 물건별로 낙찰자가 가려졌다. 그런데, 파주 교하읍 와동리 운정1차 D아파트 34평형(사건번호 2006-7903)의 낙찰가격이 발표되자, 갑자기 법정 안이 술렁였다. 1억9000만원으로 감정된 아파트가 2억7550만원에 낙찰된 것. 감정가격 대비 낙찰가 비율이 무려 145%에 달했다. 이 아파트는 입찰에 참여한 투자자도 무려 46명에 달했다. 한 투자자는 “믿기지 않는다. 너무 무리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부동산 경매 시장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98년 외환위기 직후 큰 인기를 모은 뒤 2, 3년간 주춤했다가 ‘제2의 전성기’를 맞는 분위기다. 부동산 도매시장으로 불릴 만큼 싼값에 살 수 있는 데다, 최근 입찰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입찰자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 IMF 이후 ‘제2 전성기’

경매 정보업체인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이달 들어 경매 시장에 사람이 부쩍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서울지역 아파트 경매 매물은 매달 700~800건에 그쳤다. 그러나, 이달 들어 937건까지 급증했다. 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 비율을 뜻하는 낙찰가율과 입찰 경쟁률은 사상 최고치를 깨뜨렸다.

지지옥션은 지난 17일까지 서울지역 아파트의 경매 낙찰가율은 평균 95.4%를 기록, 지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깨뜨렸다고 밝혔다. 월간 낙찰가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01년 11월로 91.3%였다. 입찰 경쟁률도 7.05대1로 역시 지난 3월(6.06대1)의 최고 경쟁률을 넘었다. 수도권 역시 낙찰가율과 경쟁률이 95.4%, 8.26대1을 기록해 지지옥션이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일반 매물 없고, 분양가·전세금 오르고…경매로 눈 돌려

이처럼 경매가 주목받으면서 과열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부 아파트는 당초 감정가격을 훨씬 웃도는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일 인천지법 경매 20계에서 입찰했던 부평동 동아아파트 43평형은 감정가격이 3억원이었다. 그러나 감정가보다 11% 높은 3억3200여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에 앞서 이달 초 서울 남부지법에서 경매에 부쳐진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27평형은 감정가(4억원)를 2억원이나 넘는 6억500만여원에 낙찰돼 투자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경매 시장에 투자자가 몰리는 이유는 최근 분양가 논란으로 집값이 다시 뛰고, 일반 매물이 워낙 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털태인’ 이영진 이사는 “전세금이 오르면서 경매로 전셋값에 싸게 내 집 마련을 하려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면서 “판교 낙첨자까지 가세하면 경매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 아파트·재건축 등 ‘숨은 우량매물’ 많아

최근 경매 시장에는 강남권 인기 아파트와 재건축 단지도 적지 않게 입찰에 부쳐지고 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압구정동 현대, 잠실주공 아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시간과 공간’ 한광호 사장은 “시세보다 감정가격이 낮고, 가격 결정권을 매수자가 갖고 있어 초보 투자자는 아파트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요즘 가격이 뛰고 있는 뉴타운 지역의 연립과 다세대 주택, 소규모 아파트도 저평가된 물건이 많아 눈여겨볼 만하다. 이들 매물은 5~6개월 전에 감정가격이 책정돼 최근 시세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은 지하층은 적은 금액으로도 살 수 있고,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어 소액 투자에 유망하다.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 토지는 경매로 사면 토지거래 허가지역이라도 허가가 필요없다. 다만, 경매 투자에도 함정은 적지 않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정확한 시세를 파악하고, 낙찰 후 부동산을 넘겨받는 명도(明渡) 계획도 잘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매입찰 5계명

1. 현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마라
― 수익률·비용·세금 등 고려해 적정 낙찰가 산정

2. 감정가를 시세와 반드시 비교하라
― 부동산시장 동향 따라 감정가 들쭉날쭉

3. 경락잔금 대출을 활용하라
― 낙찰가의 60~70%까지 잔금 대출하면 수익률 높아져

4. 소멸되지 않는 권리에 주의하라
― 예고등기, 유치권, 가압류 등은 낙찰자가 인수해야 함

5. 현장조사 후 입찰하라
― 경매 부동산의 관리상태, 하자 등 직접 확인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핫걸! 다 모였네
  • "노병은 돌아온다"
  • '완벽 몸매'
  • 바이든, 아기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