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 시장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98년 외환위기 직후 큰 인기를 모은 뒤 2, 3년간 주춤했다가 ‘제2의 전성기’를 맞는 분위기다. 부동산 도매시장으로 불릴 만큼 싼값에 살 수 있는 데다, 최근 입찰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입찰자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 IMF 이후 ‘제2 전성기’
경매 정보업체인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이달 들어 경매 시장에 사람이 부쩍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서울지역 아파트 경매 매물은 매달 700~800건에 그쳤다. 그러나, 이달 들어 937건까지 급증했다. 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 비율을 뜻하는 낙찰가율과 입찰 경쟁률은 사상 최고치를 깨뜨렸다.
지지옥션은 지난 17일까지 서울지역 아파트의 경매 낙찰가율은 평균 95.4%를 기록, 지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깨뜨렸다고 밝혔다. 월간 낙찰가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01년 11월로 91.3%였다. 입찰 경쟁률도 7.05대1로 역시 지난 3월(6.06대1)의 최고 경쟁률을 넘었다. 수도권 역시 낙찰가율과 경쟁률이 95.4%, 8.26대1을 기록해 지지옥션이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처럼 경매가 주목받으면서 과열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부 아파트는 당초 감정가격을 훨씬 웃도는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일 인천지법 경매 20계에서 입찰했던 부평동 동아아파트 43평형은 감정가격이 3억원이었다. 그러나 감정가보다 11% 높은 3억3200여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에 앞서 이달 초 서울 남부지법에서 경매에 부쳐진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27평형은 감정가(4억원)를 2억원이나 넘는 6억500만여원에 낙찰돼 투자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경매 시장에 투자자가 몰리는 이유는 최근 분양가 논란으로 집값이 다시 뛰고, 일반 매물이 워낙 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털태인’ 이영진 이사는 “전세금이 오르면서 경매로 전셋값에 싸게 내 집 마련을 하려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면서 “판교 낙첨자까지 가세하면 경매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 아파트·재건축 등 ‘숨은 우량매물’ 많아
부동산 경매입찰 5계명
1. 현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마라
― 수익률·비용·세금 등 고려해 적정 낙찰가 산정
2. 감정가를 시세와 반드시 비교하라
― 부동산시장 동향 따라 감정가 들쭉날쭉
3. 경락잔금 대출을 활용하라
― 낙찰가의 60~70%까지 잔금 대출하면 수익률 높아져
4. 소멸되지 않는 권리에 주의하라
― 예고등기, 유치권, 가압류 등은 낙찰자가 인수해야 함
5. 현장조사 후 입찰하라
― 경매 부동산의 관리상태, 하자 등 직접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