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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이상 조세불복 소송 패소율 33.8%…전체평균보다 3배↑
1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3 국세행정포럼’에서는 박정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조세불복 현황 분석을 통한 과세품질 개선’을 주제로 발제했다. 국세행정포럼은 국세행정개혁위 및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공동 주최하고 국세청이 후원하는 행사로 올해 13회째다.
박 부연구위원이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 50억원 이상 고액 불복소송에서의 국세청의 패소율은 33.8%로 전체 평균(11.2%)의 3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의 패소율은 금액이 클수록 높은데, 지난해(2022년)를 기준으로도 1억원 미만 패소율은 5.4%에 불과했으나 100억원 이상은 27.0%로 5배가 이상 높았다.
불복소송의 청구금액과 국세청 패소율이 정비례하는 이유와 관련, 김선명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은 “과세금액이 클수록 과세당국이 무리한 과세를 했거나 조사에 집중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세금을 많이 내는 고소득자가 영세업자보다 세무대리인 등의 조력을 충분히 받았기 때문일수도 있다고 봤다. 국세청은 패소시 지연에 따른 이자를 포함해 납세자에게 되돌려줘야 하기에 국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세목별로 최근 5년 패소한 769건(최종심) 중에서는 법인세 건수가 19.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증여세(17.8%) △부가세(11.5%) 상속세(11.2%)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최근 2년 패소(216건)의 원인으로는 사실판단(135건)이 법령해석(81건)보다 많았다.
“조세불복 최소화”vs“新 유형 과세 많아져 불가피”
토론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국세청의 과세정당성을 제고하고 불복청구를 낮추기 위한 다양한 제안을 냈다. 국세청 과세에 대한 대표적인 불복절차인 조세심판청구는 2018년 5090건(접수기준)에서 2022년 8291건으로 62.9%나 늘었다.
박화선 중기중앙회 기업성장실장은 “조세불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과세처분 시 제도의 취지와 납세자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판단한다면, 조세불복 청구의 사례 또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구재이 세무사회 회장은 “국세청은 납세자가 과세를 불복하면 항상 패자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불복에서 이기는 게 아니라 불복이 생기지 않는 것이 궁극적 목표가 돼야 한다”며 “과세과정부터 조사를 마칠 때 납세자와 충분히 협의하고 설득해 수정신고를 권장하게 한다면 불복이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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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전 품질개선 ‘한목소리’…“과세사실판단자문委 외부에 열어야”
다만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과세 전 품질개선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같은 의견을 냈다. 이경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조세 교수는 “과세 후 품질 개선보다는 과세 전 품질 개선이 보다 강조돼야 한다”며 세법 해석 사전답변제도의 실효성이 있는 운영을 제안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우리나라에서의 고정 사업자 선정 및 조세조약상 혜택 적용 여부”이라며 “하지만 국세청은 이런 부분은 사실판단에 해당한다며 답변하지 않는다. 외국인 투자가 중요한 상황에서 제도를 이렇게 운영하는 게 좋은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변혜정 보호관은 개인의견임을 전제한 뒤, 국세청이 과세사실판단자문위(과판위)에서 외부의견을 적극적으로 듣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과판위는 국세공무원이 과세전 미비점이 있거나 고액일 경우 본청에 과세쟁점사실을 심의해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그는 “참여하고 있는 위원회가 국세심사위, 납세자보호위, 과판위 등인데 국세심사위는 위원 내·외부 비율이 비슷하고 납세자보호위는 외부위원이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과판위는 저를 포함해 모두 내부위원으로만 구성돼 있다. 과세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외부의 의견을 듣는 것이 어떨까 건의한다”며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