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미착용 의문사' 항의 시위 확산…친정부파는 맞불 집회

이란 도시 곳곳서 친정부 집회…"쿠란 위반한 자 사형에 처해야"
국제사회는 인권 탄압 우려
  • 등록 2022-09-24 오후 1:48:56

    수정 2022-09-24 오후 1:48:56

(사진=로이터)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이란에서 ‘히잡 미착용 의문사’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시위대를 규탄하는 친정부 집회까지 열리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을 비롯한 도시 곳곳에서 시위대를 규탄하는 친정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란 국기를 흔들며 “쿠란(이슬람 경전)을 위반한 자들은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이들은 반정부 시위대를 ‘이스라엘 군인’이라 칭하며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앞서 이란에선 지난 16일 20대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숨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했다. 미국 등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란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이에 이란 정부는 “일부 국가들이 이란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란 정부는 친정부 집회는 정부 개입없이 자발적으로 행해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친정부 시위가 이슬람 공화국의 힘과 명예를 보여줬다”며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위대와 당국이 충돌하면서 사망자도 나오고 있다. 이란 국영TV는 시위가 발생한 이래 35명이 숨졌다고 지난 23일 전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란 여성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는 등 인권 탄압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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