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출연하는 배우 임하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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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1952년생으로 올해 나이 69세. 영원한 ‘젊은 오빠’ 임하룡의 도전은 끝이 없다. “이 나이에 내가 하리?”, “쑥스럽구만” 등 숱한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개그계 대부로 군림했던 그는 40대 후반 늦깎이 나이에 배우로 전향해 10여 년간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활약했다. 한 동안 뜸했던 그는 지난해 첫 그림 개인전을 열어 화가로 데뷔하더니, 이번엔 ‘브로드웨이 42번가’로 다시 뮤지컬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풀 몬티’(2003년) 이후 무려 17년 만의 뮤지컬 출연이다.
임하룡은 최근 서울 한남동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노래에 대한 트라우마로 뮤지컬에 출연하지 않았는데, 이번 배역은 노래가 별로 없고 체형과 나이도 맞는 것 같아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사실 임하룡은 개그계에 입문하기 전 뮤지컬로 먼저 데뷔해 뮤지컬· 연극 배우로 활동했다. 하지만 빚보증 등으로 가세가 기울면서 돈을 벌기 위해 야간업소 등을 전전하다 1981년 ‘즐거운 토요일’을 통해 개그맨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임하룡은 무대를 향한 기대의 끈을 놓지 않았다.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그는 ‘도로시 브록’의 마음을 얻으려고 공연을 지원하는 투자자이자 순진무구한 사랑꾼 ‘애브너 딜런’ 역할을 맡았다. 일주일에 사나흘, 하루 10시간씩 맹연습 중이라는 임하룡은 “허풍끼 있는 역할이라 유행어도 조금 넣고, 춤추는 부분에서는 ‘다이아몬드 스텝’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멋진 탭댄스 군무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작품이기에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인터뷰 말미, 임하룡은 KBS2 ‘개그콘서트’ 잠정 폐지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방송국마다 하나씩 있으면 좋은데, ‘개그콘서트’마저 없어지니 허탈하다”면서 “코미디는 어디에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없어졌다는 생각보다는 녹아서 다른데 스며들었다고 (후배들이)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후배 개그맨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연극 등 다른 공연을 열심히 하라”고 당부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오는 6월 20일부터 8월 23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임하룡 외에 송일국, 이종혁, 최정원, 배해선, 전수경, 홍지민, 오소연, 정민, 김호, 임기홍, 양준모, 정영주, 김환희, 서경수, 오세준 등이 출연한다. 관람료는 6만~14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