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국내외 할 것 없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가 꽉 쥐고 있다. 기존 자동차 업체가 만든 전기차에서 경험할 수 없던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다. 특히 LTE가 탑재돼 인터넷 라디오는 물론, 차량에 장착된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유튜브,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이런 차량용 OS 역시 LTE 또는 와이파이로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이를 OTA(Over The Air programming)라고 부른다.
기존 자동차업체들은 신차를 출시한 뒤 3~5년 마다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는다. 부분변경이란 신차 효과가 떨어질 때쯤 내외부 디자인을 매만지고 옵션 구성의 변화로 상품성을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테슬라는 이런 부분변경을 대신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윈도우나 스마트폰이 새로운 버전의 OS가 나오면 업데이트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를 통해 성능을 끌어올리거나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는 횡재(?)를 맞을 수도 있다. 기존 자동차업체는 소프트웨어적인 문제가 생겨도 무조건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테슬라는 OTA를 통한 업데이트로 신기능을 추가하고 문제점도 해결한다. 이런 이유로 출시한 지 5년이 된 모델S 중고차 가치가 90%에 육박한다. 사실상 사고만 없으면 새차와 마찬가지 성능을 내서다.
테슬라는 펌웨어 업데이트를 자주 진행한다. 최근에는 차량에 장착된 4개의 카메라를 블랙박스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또 모델S의 경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을 기존 2.6초에서 2.5초로 0.1초 단축했다. 모두 기계적 성능을 끌어 올린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서다.
테슬라가 자랑하는 오토파일럿은 앞 차와의 간격, 차선을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여기서 한 단계 진보한 FSD 반자율 주행 기술을 사용하고 싶다면 약 771만원의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저속 주행 차량 추월, 고속도로 진출입로에서 자동 차선 변경(NOA,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 자동 차선 변경, 자동 주차, 차량 호출 기능이 추가된다. 해당 기능은 차량 출고 후에도 추가할 수 있다. 해당 기능 추가 역시 무선 업데이트로 이뤄진다. 별도의 기계적인 장착은 필요하지 않다.
LTE를 이용해 차량 업데이트가 가능한 테슬라에선 웃지 못할 황당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지난해 한 중고차 업체가 '향상된 자율주행 옵션이 포함됐다'며 테슬라 모델S를 판매했다. 해당 차량을 구입한 고객은 분통을 터뜨렸다. 기능 사용이 불가 상태였다.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활성화한 차량으로 분류돼 해당 기능이 자동으로 삭제됐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언제든지 다시 활성화 시킬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OTA가 가능해진 이유는 무선 통신망의 발달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데이터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게 되면서다. 자동차는 움직이는 기계다. 특히 사람이 탑승해 안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때문에 테슬라는 차량이 정지된 상태에서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더불어 해킹이나 버그와 같은 위험요소에서 차량을 보호하기 위해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있다.
최근 부분변경과 완전변경의 차이가 모호해졌다.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사실상 풀체인지에 가까울 만큼 차량 내외관은 물론 플랫폼과 파워트레인까지 변경하는 사례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부분변경의 출시 주기가 지나치게 짧아 기존 새차를 샀던 사용자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테슬라는 기존 사용자까지 아우를 수 있는 해결점을 찾았다. 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최신 모델과 동일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테슬라의 인기비결은 단순히 스타일과 폭발적인 가속성능에 있지 않다. 기존 자동차 업체와 차원이 다는 IT 기술이 지금의 테슬라 돌풍을 만든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