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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8시 10분께 하와이 주민들의 휴대폰에선 일제히 경보음이 울렸다. 이와 함께 “탄도미사일이 하와이를 향하고 있다. 즉시 대피할 곳을 찾아라. 이건 훈련이 아니다”라고 적힌 문자메세지가 도착했다. 주민들은 허위 경보라는 사실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두려움에 떨며 대피하기에 급급했다. 지난 해 하와이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정거리에 포함된다는 보도 이후 긴장감이 높아져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달 이같은 경보를 동반한 긴급 대피 훈련을 시행했던 터라 주민들의 공포와 불안을 더욱 키웠다.
거리의 모든 버스가 멈춰 섰으며 탑승객들은 다른 사람들의 동향을 살피며 대피에 나섰다. 호텔 투숙객들은 잠에서 깨어 지하실로 대피했고, 주민들은 대피소로 이동했다. 15분 넘게 대피소에 꼼짝 않고 앉아 있었던 한 주민은 “가장 무서웠던 것은 추가 정보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에서 아침 식사 도중 경보를 받았다는 한 관광객은 “결과적으로 허위 경보라는 사실에 안심했다”면서도 “북한과의 긴장 상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상황이 발생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비상관리국 대변인은 “하루 3교대로 이뤄지는 근무 중 누군가 컴퓨터에서 눌러선 안되는 것을 클릭했다”며 직원의 실수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같튼 긴급 경보가 발령된 이후에 2단계 인증을 요구하는 새로운 절차가 도입되면서 수습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백악관 공보 담당 린제이 월터스는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보 발령 사실을 즉각 보고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허위 경보에 대해 공식 사과한 뒤“대중은 우리의 경보 시스템에 신뢰를 가져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시스템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