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전세계적인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여전한 가운데 연초부터 리플과 이더리움이 밀거니 끌거니 하면서 시세를 주도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달러 거래에서 사상 처음으로 1000달러를 넘어섰다.
5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5분 현재 이더리움은 하루전에 비해 11% 이상 상승하며 다시 143만원을 넘어섰다. 리플이 24시간 만에 14% 이상 오르고 이오스도 22.8%에 이르는 급상승세를 보인데 이어 새해 첫 날 반짝 강세를 보였던 이더리움까지 랠리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더리움은 달러로 거래되는 해외 거래소에서도 간밤 사상 처음으로 1000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폴로닉스에서 이더리움은 한때 1035달러까지 상승했고 현재는 95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리플과 이더리움, 이오스 등 알트코인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투기적인 투자자들이 몰리기도 하지만,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알트코인 비중을 늘리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도하고 알트코인을 매수하는 일종의 페어 트레이딩(pair trading)을 강화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는 쪽도 있다. 아울러 리플과 이더리움 네트워크 등에 대해 주류 금융권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호재가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쯤 스위스 UBS와 크레디트스위스(CS), 영국 바클레이스 등 금융회사들은 물론 스위스증권거래소와 시장조사업체 톰슨로이터 등이 공동으로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전날 임직원들에게 “고객들에게 암호화폐에 투자하도록 권유하거나 비트코인 관련 투자상품을 소개하는 행위를 하지 말라”며 주의를 당부하는 등 일부 주류 금융권의 신중한 행보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 이날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설립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을 표시한 것이 눈길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 포스트에 올린 글을 통해 암호화폐 영역에 대한 심도깊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에는 페이스북상에서 각종 증오 발언과 가짜뉴스가 확산되는 문제점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올 한 해 암호화와 암호화폐와 같은 주제를 공부하는데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저커버그 CEO는 “현재 인터넷의 문제는 그 자체로 과도하게 중앙 집중화되고 있고 페이스북을 포함한 몇몇 대기업들에 의해 통제되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까지 시민들을 감시하는데 그 힘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이는 당초 인터넷이 권력을 분산화시키고 탈(脫)집중화시키는 완벽한 방법이 될 것이라던 사람들의 비전을 거스르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렇게 집중화되고 있는 권력을 탈집중화해서 많은 사람들의 손으로 다시 되돌려주기 위해 우리처럼 많은 사람들이 테크놀로지분야에 뛰어든 것”이라며 그 스스로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관련 기술을 연구해 보겠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이같은 추세를 뒤엎으려는 역(逆)추세가 바로 암호화와 암호화폐”라고 언급하면서 “다만 암호화폐의 분산화 기술도 통제하기 더 힘들다는 위험이 있는 만큼 나 스스로 이 기술이 가진 긍정적, 부정적인 면들을 더 깊이 연구해본 뒤 페이스북 서비스에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최선일지를 파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