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신태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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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의 서가에는 공연 제작에 대한 그의 고민과 철학을 엿볼수 있는 책이 다수 자리한다. 영화·고전·문학작품부터 연세대 MBA 이후 마케팅·경영서까지 탐독한다. 폭넓은 관심사를 통해 시대를 관통하는 아이디어를 얻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그는 “예술은 곧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 작업”이라며 “독서는 상상력을 자극하고, 원리와 이유를 알 수 있는 이해력의 동력이 된다”고 했다. 이어 “꿈과 사랑을 좇는데 주저하지 않는 ‘위대한 개츠비’는 꼭 뮤지컬로 만들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도 뮤지컬로 개발 중에 있다”고 귀띔했다. 해외에 나갈 때면 꼭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챙겨 가는 애서가이다. 신 대표가 이데일리 독자에게 추천하는 상상력을 키워주는 책 3선이다.
◇위대한 개츠비(문학동네)=20세기 영미 소설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대표작이다. 할리우드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온 영화로도 잘 알려진 작품. 신 대표는 “독자의 폭이 넓을 뿐 아니라 예술가들에게 끊임 없이 영감을 준 작품”이라며 “뮤지컬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석처럼 반짝이는 문장과 기발한 풍자는 지금까지도 유효하다”면서 “개츠비도 돈키호테처럼 꿈과 사랑을 위한 여정을 걷는다. 충분히 감정이 이입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열하일기(돌베개)=연암 박지원(1737~1805)의 중국 기행문이다. 번역본만 10여종, 한문으로 된 우리 고전 가운데 가장 많이 출판된 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신 대표는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원문을 읽고 파헤쳐볼 만한 작품”이라며 “여행이라는 여정에서 담겨진 일상의 모습이 물 흐르듯 표현돼 있다. 인물도 생생하다. 쉽게 푼 번역작품도 많으니 천천히 꼭 읽어보라”고 했다. 삶과 여행을 분리하지 않고, 길 위에서 사유하는 연암의 고민을 살펴야 한다는 것. 책은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국이 어떻게 변화하고 조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담았다.
보다(문학동네)=소설가 김영하의 산문 3부작 ‘말하다’, ‘읽다’의 한 편이다. 책은 너무 익숙해져서 둔화돼 버린 우리의 감각을 날카롭게 뒤흔든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쓴 형식의 글이다. 신 대표는 “문학적으로 뛰어난 작품이라기 보다 사람·세상을 ‘다르게’ 본 작가의 독특한 시선을 풀어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담백하게 전달한다”고 했다. 이어 “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을 정리해보자는 의미에서 추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