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라운지]①7조원 쏟아붓는 SK하이닉스, '글로벌 투톱' 굳히기

작년 4분기 영업익 1조 훌쩍..이익률 28.7%
반도체 슈퍼사이클..사상 최대 이익 '정조준'
  • 등록 2017-02-15 오전 6:00:01

    수정 2017-02-15 오전 6:00:01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수요가 강하게 들어오지만 생산이 다 받쳐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고를 타이트하게 운영하면서 공급물량을 댈 계획이다” (김석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그룹장)

반도체가 ‘슈퍼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SK하이닉스(000660)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1조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려 5분기 만에 다시 ‘1조원 클럽’에 가입한 SK하이닉스는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넘본다.

7조원 가량의 돈을 시설투자에 쏟아부어 D램과 낸드플래시를 아우르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로써 탄탄한 입지 구축에도 나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투톱’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5분기만에 ‘1조 클럽’ 복귀…부활 신호탄?

‘매출 5조3577억원, 영업이익 1조5361억원’ 지난해 4분기에 석달간 SK하이닉스가 반도체를 팔아 번 돈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각각 21.3%, 55.3%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분기(7260억원)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8.7%에 달했다.

‘깜짝 실적’을 올린 SK하이닉스는 다시 영업이익 ‘1조 클럽’에도 복귀했다. SK하이닉스는 2015년 3분기에 1조3832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후, 같은 해 4분기(9889억원)부터 2016년 3분기(7260억원)까지 4분기 연속 1조원을 밑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특히 지난해 2분기에는 2013년 1분기(3170억원) 이후 13분기 만에 가장 저조한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2014년 4분기(1조6671억원), 2015년 1분기(1조5885억원)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많은 것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 규모는 역대 최대이다.

슈퍼 사이클 진입..사상 최대 실적 ‘정조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본 증권사들은 앞다퉈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6조원, 영업이익 2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2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6조2348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금껏 SK하이닉스의 연간 최대 실적은 2015년에 기록한 5조3360억원이다.

증권사들이 ‘SK하이닉스의 2017년’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메모리 반도체가 초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 PC 수요 폭증과 2010년 초 모바일 기기 확산 시절에 찾아왔던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올해부터 다시 본격화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26일 컨콜에서 “올해 D램 수요는 20%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2021년 1099억달러(약 12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773억달러(약 90조 원)였던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매년 7% 이상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스마트폰과 빅데이터용 서버 등에서 끊임없이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의 호황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낸드도 D램처럼..‘글로벌 투톱’ 향해 진격

그렇다고 SK하이닉스가 마냥 기뻐하는 것은 아니다.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력과 생산능력이 떨어지는 낸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도시바의 낸드 사업에 대한 지분 인수 제안서를 제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SK하이닉스는 세계 2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이지만, 낸드플래시 사업 경쟁력은 D램에 비해 다소 뒤처져 있다.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6.6%), 도시바(19.8%), 웨스턴디지털(17.1%), SK하이닉스(10.4%), 마이크론(9.8%) 순이었다.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원조격인 도시바의 반도체 부문 지분 20%를 확보하게 되면 도시바의 기존 합작사인 미국의 웨스턴디지털과 연합을 통해 낸드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콘트롤러 기술을 강화하기 위해 애썼지만 기대만큼 올라서지 못했다.

컨트롤러 기술이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도시바와 협력하면 낸드플래시로 만드는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eMMC(내장형 메모리) 등의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도시바-웨스턴디지털 진영과 SK하이닉스 간의 연합이 이뤄진다면 시장점유율은 47.3%로 삼성전자의 36.6%를 넘어서게 된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올해도 장기적 관점에서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면서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빠른 변화대응 역량이 기업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딥 체인지(Deep Change, 근원적 변화)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확보해야 할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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