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수가 600만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에 달했지만 국내 관광업계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국내 여행사 10곳 중 6곳은 늘어나는 요우커로 인한 이익보단 경쟁심화로 인한 출혈이 더 크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최근 중국인 관광상품을 취급하는 국내여행업체 300사를 대상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유치실태와 개선과제’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57.6%가 ‘요우커 증가보다 경쟁심화가 더 크다’고 답했다. ‘요우커 증가와 경쟁심화 속도가 거의 같다’는 응답도 41.2%였고, ‘요우커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는 1.2%에 그쳤다.
이같은 경쟁심화의 원인으로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시장내 공격적 마케팅 전개’(45.4%)를 꼽았고, 이어 ‘신규진입업체 급증’(32.6%), ‘개별여행 증가에 따른 일감축소’(15.6%) 등의 순이었다.
손실분을 보충하는 방법으로는 ‘쇼핑·옵션 확대’(54.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다른 여행상품에 비용 전가’(27.0%), ‘미래투자로 손해감수’(11.9%), ‘품질수준 하향조정’(6.3%) 등으로 답했다.
요우커 1000만 시대 도래가 예상되고 있지만 관광업계는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요우커의 재방문율이 낮은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의 한국관광에 대한 이미지를 묻자 ‘나빠지고 있거나 그저 그렇다’는 기업이 81.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요우커가 갖는 불만사항으로는 ‘관광자원 부족’(41.6%)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단조로운 일정과 자율성 부족’(22.1%),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20.0%), ‘유행을 쫓는 상품 난립 및 급격한 가격인상’(11.4%) 등이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가장 기대하는 사항으로는 ‘비자발급 절차 간소화, 단계적 비자면제’(53.9%)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여행사가 중국 현지에 진출하는데 애로사항으로는 ‘요우커의 빠른 수요 변화’(37.1%)와 ‘내부역량 부족’(28.2%), ‘중국의 관시문화’(20.4%) 등의 순으로 답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요우커 1000만 시대를 열기에는 지금과 같은 쇼핑 위주나 서울, 제주에 편중된 관광프로그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한류 특화형 상품, 휴양림·문화자원을 활용한 지역관광상품 등 변화하는 요우커의 수요를 사로잡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