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기메문학상`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망각의 강력한 고발”(종합)

韓문학 수상 2018년 황석영 이후 두 번째
메디치 상에 이어 佛문학상 두 차례 쾌거
번역원, 프랑스 문학계 견고한 입지 확인
한강 “깜빡이는 빛에 대한 믿음 멈추지 않길”
  • 등록 2024-03-01 오전 11:14:17

    수정 2024-03-01 오전 11:15:55

소설가 한강(사진=뉴스1).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소설가 한강(54)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받았다. 한국문학 작품 수상은 2018년 황석영 작가의 ‘해 질 무렵’ 이후 두 번째다.

1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은 “번역원의 ‘해외출판사 번역출판 사업’의 지원을 받아 프랑스에서 출간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프랑스어판 제목 ‘Impossibles adieux’) 제7회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단은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해 “우정에 대한 찬가이자 상상력에 대한 찬가이며, 무엇보다도 망각에 대한 강력한 고발”이라며 “소설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면서 수십 년 동안 묻혀 있던 충격적인 기억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강 작가를 “한국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로 여겨진다. 작가의 책이 출판되는 것은 한국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하나의 사건이 된다”고 극찬했다.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한 작가는 출판사를 통해 “이 소설은 작별 인사를 하지 않기로 결심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그들은 깊은 밤, 바닷속에서 촛불을 켠다”며 “그들처럼 깜빡이는 빛에 대한 믿음을 멈추지 않길 바란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의 프랑스역판(최경란·피에르 비지우 옮김) 표지(사진=한국문학번역원 제공),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은 프랑스 파리 소재 기메박물관(국립동양미술관)에서 수여하는 상이다. 2017년 프랑스의 아시아 문학 활성화를 위해 제정됐다. 매년 프랑스어로 번역·출간된 현대 아시아 문학이 대상이다.

한강이 2021년 펴낸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프랑스에서는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8월 최경란·피에르 비지우 번역으로 출간됐다. 불어판 제목은 ‘불가능한 작별’(Impossibles adieux)이다.

한 작가는 앞서 지난해 11월 이 작품으로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 문학상을 받았고, 페미나 외국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16년엔 소설 ‘채식주의자’로 한국 작가 최초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을 받았다.

곽효환 번역원장은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은 양심과 표현의 자유, 개개인의 정체성과 집단 역사, 그리고 환경과 같은 현대 사회 문제를 반영한 작품에 수여한다”며 “수상작 ‘작별하지 않는다’는 우리 사회의 이면을 문학작품 속에 잘 반영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문학은 한 시대, 또는 한 집단이 어떠한 삶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가를 담고 있는 지형도”라면서 “한국문학을 해외에 알리는 것은 한국의 정신, 시대, 세계관이 옮겨가는 것이기에 한국을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했다.

한 작가의 작품이 프랑스 문학상을 연이어 받는 데 대해선 “프랑스 현지에서 큰 공감대를 얻으며 단단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번역원 측은 평가했다.

한편 올해 신설된 그래픽 노블 분야엔 마영신의 ‘엄마들’이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하지는 못했다. 이 부문 수상작은 위페이윤·저우지안신(대만)의 ‘타이완의 딸-3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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