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가 바꾼 변화...명절 차례 없이 해외 여행 간다

추석 연휴 해외 여행 예약 건수 전년대비 560% '껑충'
  • 등록 2023-09-29 오후 4:26:48

    수정 2023-09-29 오후 5:43:00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젊은 부부를 중심으로 제사와 차례를 지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외여행을 가거나 가족끼리 모이더라도 차례상을 생략하거나 간소화하는 식이다.

29일 여행 이커머스 플랫폼 클룩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기간 한국의 해외여행 상품 예약건수는 전년 대비 568% 증가했다. 연휴가 길어지면서 미주·유럽 여행 상품 예약건수는 283% 성장했다.

차례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롯데멤버스가 최근 추석 명절을 앞두고 20~50대 이상 소비자 400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6명이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46.0%는 고향이나 부모님 댁, 친척 집 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집에서 쉬겠다는 응답도 30.0%로 적지 않았으며, 여행을 가겠다는 응답은 22.4%였다.

추석 황금연휴를 하루 앞둔 27일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이용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760여명에게 추가로 설문해보니 국내 여행 일정은 평균 3.4일, 해외여행 일정은 평균 5.3일을 잡고 있었다. 실제 하나투어 조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9월 28일~10월 3일)가 포함된 9월 29일~10월 8일 출발하는 해외여행 예약 건수가 올해 여름 성수기(7월 27일~8월 5일)보다 약 30% 많았다.

차례상 차리기에 대한 부담으로 명절 가족 간 만남마저 기피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이를 바꾸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 등 3개 유교문화 단체는 올해 1월 ‘차례상 표준안’을 내놓고 ‘제사를 간소하게 지낼 것’을 권고했다.

표준안에 따르면 차례상 기본 음식은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이다. 이외의 구성은 가족들이 서로 합의해서 결정하면 된다. ‘사계전서’ 등 예법 책에 의하면 전, 튀김 등 기름이 들어간 음식은 오히려 예가 아니라고 나오는 등 차례상 필수 음식은 아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MZ세대들이 사회로 진입하고 코로나19 이후 차례와 제사가 간소화된 영향 등으로 추석 풍경이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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