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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 관장은 최근 맞은 취임 1주년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서 관장은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서관이 절반 이상이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그 어떤 때보다 도서관에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만난 서 관장에게서는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서 관장은 줄곧 도서관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해왔다. 그는 “새로운 변화에 맞춰서 스스로 바꾸지 않으면 존재의 의의를 잃지 않을까 두려움과 변화에 대한 압박이 커졌다”고 했다. 과거 도서관은 주로 책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생활·문화 공간의 거점으로서 역할을 했다. 정보는 도서관에 오지 않아도 접할 기회가 많아졌고 코로나19로 모일 수가 없어지면서 딜레마가 생겼다.
주요 성과로 지난 7월 새롭게 문을 연 디지털도서관, 책을 읽어주는 로봇 등을 꼽았다. 서 관장은 “지금까지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공간으로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직접 정보의 생산소 역할을 해야한다”며 “디지털 도서관에서는 직접 이용자들이 유튜브 영상 촬영 등 정보를 생산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진 사서들이 대면으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책을 읽어주는 서비스를 했다면 향후에는 로봇이 책을 읽어주고, 심지어는 토론까지 할 수 있도록 로봇도 개발 중에 있다.
‘국가대표 도서관’으로서 국립중앙도서관의 역할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서 관장은 “한 나라의 지식역량을 대표하고 문화발전을 선도하는 국가 도서관으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미진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빅데이터,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기술을 통해 도서관 이용자 편의성을 증대해야 하는데 일반 도서관에서 직접 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국립중앙도서관에서 필요한 기술 개발을 통해 역할을 더 하도록 남은 임기를 채울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