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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사건팀] 최악의 미세먼지에 갇힌 한 주였습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6일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고 전국 곳곳에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과 ‘나쁨’을 기록했습니다. 시민들은 뾰족한 대책 없이 계속되는 미세먼지에 분노를 넘어 우울감마저 느꼈습니다. 이번 주 키워드는 △미세먼지 △개학연기 △카풀 타협 등입니다.
잿빛 한반도…최악 미세먼지에 시민 분노 극대화
고농도 미세먼지는 일상생활의 풍경마저 바꿔 놓았습니다.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고 공기청정기가 있는 카페를 찾아다니는가 하면 잠깐이나마 맑은 공기를 쐬려는 이들로 산소카페 등이 때아닌 성수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직장인들은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저녁 약속을 취소하고 칼퇴근을 선택했습니다.
외출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가 호황을 맞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건설노동자처럼 야외에서 일해야 하는 이들이나 공기청정기는 물론이고 일회용 미세먼지 마스크의 가격도 부담스러운 취약 계층 등은 고스란히 미세먼지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처럼 마음 놓고 숨쉬기조차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며 시민 분노는 극에 달했습니다. 지난달부터 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곧바로 최악의 미세먼지가 이어지며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미세먼지의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는 중국 측에 정부가 강경한 태도로 항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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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개학연기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하루 만인 지난 4일 철회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한유총의 사단법인 설립허가 취소에 나섰고 국민 여론 역시 싸늘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개학연기가 하루 만에 철회됐지만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는 맞벌이 부부들은 하루 동안 불편을 겪었습니다. 개학을 연기한 사립유치원 365곳 중 68%가 자체돌봄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버스를 운행하지 않아 부부가 반차 휴가를 쓰고 등·하교를 챙기는가 하면 개학연기를 예고했던 유치원이 마지막에 결정을 바꾸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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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의 잇따른 분신 등 극적으로 치달았던 택시와 카풀 간 논란이 일단락됐습니다.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는 지난 7일 출·퇴근 시간대에 자가용 카풀을 일부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합의문에 서명했습니다.
합의문에는 카풀 서비스를 도입하되 오전 7시부터 9시,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출·퇴근 시간대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를 비롯해 택시 운전자 처우 개선을 위한 월급제 시행과 초고령 운전자가 모는 개인택시를 줄이는 방안 등도 담겼습니다. 택시업계는 택시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방안에도 의견을 모았습니다.
대타협기구는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이거나 발의 예정인 관련 법률안을 3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합의는 플랫폼 기술을 택시와 결합해 택시산업과 공유경제의 상생 발전을 마련한다는 큰 틀에서 이뤄졌습니다. 플랫폼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택시 모델 등 세부 사안은 이후 실무협의기구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합의 타결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갈등이 소강상태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택시업계 내부에서도 카풀 서비스 철폐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처우 개선 내용이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어 갈등이 완전히 해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