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간 단위로 최대 분양 물량 쏟아져
주택업계에 따르면 지난 29~30일 이틀간 전국에 걸쳐 28개 아파트와 오피스텔 단지가 일제히 모델하우스 문을 열었다. 분양 물량만 아파트 1만 8412가구와 오피스텔 224실로 올 들어 주간 단위 최대 규모다. 이 중 18개 단지가 서울·수도권에서 분양에 나선다. 지방 주택시장 침체에도 서울·수도권 못지않은 열기를 내뿜고 있는 세종·부산·제주 등에서도 10개 단지가 분양된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9월 말 분양 물량을 대거 쏟아낸 것은 10월부터 강화되는 중도금대출 보증 규제 영향이 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앞서 정부는 ‘8·25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10월 1일 입주자모집공고를 내는 단지부터는 그동안 1인당 각각 2건씩 가능했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의 중도금대출 보증을 통합해 최대 2건까지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그동안 중도금대출 보증 전부를 책임졌던 HUG와 주택금융공사가 앞으로는 90%만 보증해주는 규제도 적용된다. 반면 9월 30일까지 모델하우스 문을 여는 단지들은 이 같은 보증 규제를 피하게 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9월은 추석 연휴 때문에 분양 일정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었는데다 공급이 11월 이후로 늦춰지게 되면 분양 일정상 계약이 해를 넘기는 경우가 있어 건설사들이 서두른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택지지구 물량 풍성…세종시 4생활권 첫 분양
서울에서는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그라시움’ 아파트가 관심을 끌고 있다. 오는 6일 1순위 청약을 받는 이 단지는 준공 후 총 4932가구의 매머드급 대단지로 거듭나는 만큼 향후 강동구 재건축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좌우할 핵심 사업지로 뽑힌다. 실제 고덕 그라시움 모델하우스는 주택 수요자들이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방문 대기줄이 2km가 넘는 모습도 펼쳐졌다. 이 아파트 분양 담당자는 “실수요자는 물론이고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며 “금요일인 모델하우스 개관 첫날에만 2만명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5277가구가 분양되는 지방에서는 최근 주택시장 침체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세종시(1694가구) 분양 단지를 주목할 만하다. ㈜계룡건설과 보성이 공급하는 ‘리슈빌 수자인’은 세종시 4-1생활권에 분양되는 첫 번째 아파트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종시 4-1생활권은 금강 조망이 가능한 데다가 간선급행버스(BRT) 정류장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는 카이스트, 고려대, 충남대, 한밭대 등이 들어선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초기 분양률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미분양 재고로 남는 사례도 늘고 있어 청약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김수연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중도금 대출을 일으키지 못하거나 분양권 전매 시 승계가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투자용일 경우에는 미분양 물량이 많은 지역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