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베르테르’의 한 장면(사진=CJ E&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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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올 하반기 공연계에는 ‘창작’의 꽃이 활짝 폈다. ‘고전 재해석’에 탁월한 기량을 발휘해 온 스타연출가 고선웅이 이번엔 중국 고전을 비틀었다. 국립극단과 처음으로 손잡고 선보인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서 고 연출은 비극 속에 웃음과 공허를 찾아내는 장기를 발휘하며 ‘올해 최고의 연극’을 만들었다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세월호’라는 당대의 사회문제를 연극적 요소로 잘 이끌어낸 극단 크리에이티브 바키의 ‘비포 애프터’도 만만찮은 저력을 과시했다. 작품은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과 후’의 변화를 파헤치며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창조적인 몸짓도 관객의 시선을 끌었다. 안무가 김혜림은 신작 ‘뿔’을 통해 아름다움의 상징이자 위용의 표상이 되는 뿔의 의미를 인상적인 춤으로 풀어냈다. 현대무용 1세대 안무가 미나유는 ‘2015’에서 결혼·스포츠 등 일상의 경험을 스타일리시한 동작으로 선보이며 호응을 얻었다. 국악·전통에서도 창작의 힘은 빛났다. 대금연주가 유홍은 세계적인 생황연주가 우웨이와 함께 새로운 국악의 길을 모색했고, 공연예술단체 ‘판소리공장 바닥소리’는 ‘제1회 바닥소리극 페스티벌’에서 판소리의 무한변신을 꾀했다.
명작의 울림은 현대에도 통했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소설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3년 만의 앙코르공연에서도 호평을 이끌어냈고, 15주년을 맞이한 ‘베르테르’는 초연 이후 변하지 않는 인기를 과시했다. 국립오페라단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중 하나인 ‘라 트라비아타’를 신진연출가 임형진의 재능으로 새롭게 다듬어 내놨고, 네 번째 내한공연을 한 뮌헨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는 베토벤과 차이콥스키를 한 무대로 불러내 조화를 꾀한 노련함을 과시하며 관객의 마음을 훔쳤다. 가수 비는 4년 만의 콘서트에서도 화려한 댄스와 흔들림없는 가창력으로, 가수 이적은 400석 소극장에서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한 ‘드문’ 무대를 만들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내년 2월 19일 시상식을 앞둔 ‘제3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이 올해 하반기 추천작을 냈다. 지난 10월부터 12월까지 관객과 만난 공연예술작품 중 연극·클래식·무용·국악/전통·뮤지컬·콘서트 등 6개 부문에서 두 작품씩 선별했다.
|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한 장면(사진=레미제라블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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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홍 대금 연주회 ‘포커스1 대금+생황’(사진=비온뒤 ⓒSeungYull Na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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