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종고속道 통행료, 경부·중부보다 비싸"(일문일답)

  • 등록 2015-11-19 오전 7:30:00

    수정 2015-11-19 오전 8:28:15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정부는 19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서울과 세종시를 연결하는 전체 129㎞ 길이의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총 사업비 6조 7000억원 중 토지 보상비 1조 4000억원을 제외한 5조 3000억원을 민간 자본으로 조달하는 민자사업 방식이다.

다음은 김일평 국토교통부 도로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2009년 예비 타당성조사를 통과했을 때 사업비가 6조 7000억원이었는데 물가 인상, 보상비 상승 등으로 10조원까지 늘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감안한 건가.

-이번에 발표한 사업비 6조 7000억원은 타당성 조사 때 사업비를 작년 가격으로 환산한 것이다. 물론 설계 과정에서 달라질 수는 있다.

△손익 공유형 민자 사업 모델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서울~안성 구간의 경우 도로공사가 회사채 발행해서 먼저 사업을 시작하고 나중에 BTO(Build-Transfer-Operate)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건가. 구간별로 운영권을 어떻게 나누나.

-사업 방식은 서울~안성 구간도 도로공사가 먼저 착공할 뿐 민자로 전환한다는 기본 콘셉트는 같다. 어떻게 하면 민간이 투자해서 수익을 확보하고 통행료를 낮출 수 있는 지 방법을 찾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민간자본이 들어오는 건 같다.

새 손익 공유형 민자 제도를 도입하는데, 지금까지는 MRG(최소 운영수익 보장)가 사라지면서 사업자가 리스크를 전적으로 졌다. 조달 금리가 높고 비용도 많이 들었다. 손익 공유형은 그 대신 사업 손실과 이익을 시행자와 공유하는 것이다.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을 낮추는 대신 조달 금리도 낮추는 게 포인트다. 실제로 이 사업도 업계 관심이 많다.

△지금까지 제2경부 고속도로라는 용어를 흔히 섞어서 썼는데 서울~세종고속도로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 건가.

-경부 고속도로라고 하면 서울~부산을 말하지만, 이 도로는 세종까지만 온다. 기존 경부와는 15km 이상 떨어져 있다. 사실상 제2경부라고 부르는 건 무리다.제2중부 고속도로는 중부 고속도로 바로 옆에 있어서 의미가 있다. 이 노선은 부산까지 안 가고 도로 명칭은 보통 도시를 기준으로 붙이므로 서울~세종고속도로다.

△중부고속도로 노선 일부 확장에 대해 설명해 달라.

-중부선을 확장해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권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경부와 중부 고속도로 교통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지역 발전에 제일 좋은 게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이라고 결론내린 것이다. 다만 2008년 예비 타당성 조사 때 서울~세종고속도로를 건설할 경우 중부선을 확장할 필요성이 낮다고 나타났다. 하지만 지금 중부선도 교통량이 늘어나서 혼잡이 발생하는 구간은 확장 필요성을 검토하고 확장할 계획이다.

△기존 경부고속도로는 한남. 중부고속도로는 하남에서 출발한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출발 기점이 구리인데, 구리와 하남이 붙어있다. 기점을 다양화하지 않고 중부와 경부 사이 이렇다 할 도시가 없는데 고속도로를 놓는 이유가 뭔가.

-기본적인 생각은 고속도로를 한쪽에 몰지 않고 분산해 지역이 골고루 혜택을 받게 한다는 것이다.

물론 강남권 과천에서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하려면 서울외곽순환도로를 타고 다시 내려와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렇지만 현재 제2경인에서 안양을 거쳐 성남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건설 중이다. 성남에서 곤지암가는 도로도 건설 중이다. 여기와 연결하게 돼 있어서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서쪽 라인도 문산~서울, 수원~평택 등 모두 도로가 건설 중이다. 따라서 기존 경부와 중부 사이에 도로를 놓는 게 교통 분산 효과가 크고, 앞으로 위례신도시나 동탄신도시, 용인 택지개발지구 등의 수요를 감안할 때 타당성이 높은 걸로 분석됐다.

도로 목적이 국가 기간도로인 중부와 경부선 혼잡을 완화하겠다는 것이 첫째다. 도로를 옆으로 빼면 효과가 없어서 기간도로 혼잡을 해소하고 충청권을 연계 개발하자는 취지라면 이게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으로 설계 과정에서 여러가지를 검토하겠다.

△민자도로로 건설하면 기존 경부, 중부보다 통행료가 비쌀 거 같은데.

-민자 통행료 부담 문제를 제일 많이 검토했다. 현재 운영 중인 민자고속도로 10개를 보면 요금이 높은 게 사실이다. 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것보다 1.8배다. 지금 건설 중이거나 최근 착상 단계 노선은 1.25~1.24배 정도다.

하지만 이 노선의 경우 손익 공유형 민자 모델을 적용하고 금융시장 여건도 달라졌다. 과거 차입금 이자가 6~10% 되던 게 지금은 4% 정도로 떨어졌다. 또 이 구간은 충분한 교통 수요를 확보해 지금 협상 중인 1.24배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투자자가 얼마만큼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조건을 가져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확답하기 어렵지만, 지금보다 낮아질 거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금 선에서 어느 정도 통행료가 올라갈 지 검토했나. 중부, 경부보다 20% 높다고 할 수 있는 건가?

-그렇게 높지 않을 것이다. 물론 경부 중부보다 싸지도 않을 것 같다. 도로공사 통행 요금 자체가 원가의 80% 수준으로 낮아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 우리는 낮은 수준 유지할 것이다.

어차피 요금이 수요와 연계돼 비싸면 차가 이용을 안 하고, 지금 민자 사업 구조를 재구조화한 용인~서울고속도로도 도로공사 도로와 같은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

△6.7조원 중 토지 보상비가 1.9조원이라고 했는데 정확히 얼마인가.

-용지비가 1.4조원, 공사비가 5.3조이다.

△과거 스마트고속도로 얘기가 나올 때 최고 속도도 올린다고 했는데, 도로 최고 속도를 시속 150㎞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가.

-아우토반은 검토 안 하고 있다. 단지 2020년 되면 스마트톨링 시스템을 도입해 요금을 무인 징수하고, 자율 주행차를 상용화하고, 수원~판교 간 구간에서 시범 운영 중인 ICT 기술 검토를 끝내서 도입할 생각이다. 속도 높이는 건 검토 안 하고 있다.

△과거 서울~세종고속도로 얘기가 나올때마다 국토부가 사업 추진에 소극적이었다. 그런데 왜 이 시점에서 사업 추진을 발표하나. 국회 주도인지 국토부 판단인지 배경이 궁금하다.

-국토부가 이 사업에 소극적이라는 말을 처음 듣는다. 2009년 타당성 조사 이후 사업성이 확보돼 추진 방안을 계속 논의해 왔다. 그런데 돈이 6.7조원이나 들어가고 중부선 확장 등 어떤 대안이 바람직한 지를 놓고 관계기관, 예산당국 등과 협의를 해왔다. 지금은 협의가 끝나서 착수하는 것이다. 협의된 이유 중 하나가 최근 금융 상황이 달라졌다 .민간도 여유 자금이 있고 금리가 내려서 민자 사업성이 확보되는 변화가 있었다. 이렇게 협의가 돼서 추진하려고 하는 것이다.

△서울~안산 구간 공사를 도로공사가 먼저 착수하고 민자로 전환한다는 데 이해가 잘 안 된다.

-서울~안산 구간은 2015년부터 동탄과 위례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는 문제가 있어서 더 빨리 사업을 진행할 방법 찾자고 한 것이다. 도로공사가 어떤 구간은 턴키로 발주하고, 어떤 구간은 설계해서 입찰 발주를 할 것이다. 그리고 2019년쯤 공사 중일 때 민자 사업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도공이 투자한 돈을 민간 투자가가 보상해주고 운영권을 갖는 방식이다. 부산~울산 고속도로를 그렇게 추진한 적이 있고 제도상으로도 가능하다.

△손익 공유형 BTO 방식을 도입하는 첫 사례인가. 최근에 경인고속도로 지화하 사업에 BTO-a 방식을 도입하면서 민자 사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으로서 통행 요금이 불어날 것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정부가 손익을 공유하면서 통행료 많이 책정해 손해를 덜 나오게 하고 사후 이익을 내려 한다는 비판이었다. 요금 폭탄이 우려되는데, 몇 년 동안 손해를 분담할 것인지와 예산 규모가 궁금하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은 BTO-a 방식으로 수익률을 2%로 맞춰서 한다. 우리가 같은 민자 사업을 도입한 건 통행료를 낮추자는데 의도가 있다. 조달 금리를 낮춰서 사업자가 최소한의 수익을 가져가게 하자는 것이다. 통행료 폭탄일 거라면 사업을 못 한다. 단지 정부가 이런 스킴에 맞춰서 민자가 더 좋은 사업 구조를 가져오면 검토할 것이다. 정부가 발표했으니 사업자가 통행료 수준과 조달 금리를 검토할 거다. 지금은 백지 상태여서 얼마라고 추정할 수 없다. 분명한 건 현재 건설 중이거나 협상 중인 도로보다 낮게 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이다.

기존 BTO 사업도 운영 기간이 30년이고 MRG는 20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것처럼 손익 공유 기간도 민자 측과 협의할 부분이다.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경부와 중부, 국가 기간도로 혼잡을 해소하는데, 중부를 확장할 거냐, 세종~서울고속도로를 놓을거냐 고민했다. 그 결과 혼잡을 해소하고 지역 발전을 위해 서울~세종도로를 택했다. 또 2008년 타당성 조사를 할 때 서울~세종도로 건설을 하면 중부도로 확장 타당성이 없다고 나왔다. 하지만 이후 교통량이 늘고 상습 정체를 빚으므로 타당성 조사를 해서 필요하면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예상 구간은 호법~일축, 고창~서창 구간 등이다.

△서울~세종고속도로가 부산 등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없나.

-서울~세종도로는 현재까지 서울~세종 구간만 정해져 있을 뿐 아니라 국가 간선 도로망 계획 어디에도 안 포함되므로 서울과 세종을 종점으로 생각하면 된다. 부산까지 갈 사람은 여기서 이어지는 대전~당진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이것처럼 아래로 다른 도로가 있으므로 도로 연장 계획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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