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全 전대통령 은닉 의심 안양·과천 땅 '6필지'

전 전 대통령 처남 소유 관양동 토지 2004년 매매
100억원 상당 손아랫동서 토지는 여전히 소유
처남이 1976년 산 과천 땅은 과천과학관 들어서
  • 등록 2012-11-02 오전 9:29:19

    수정 2012-11-02 오전 9:29:19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전두환씨가 대통령일 때는 관리인도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도 없어요. 땅 주인인 전 전 대통령 딸이 이따금 다녀 갑니다.”(안양 관양동 주민 김모씨·74)

1일 오전 9시30분께 찾은 경기 안양시 관양동 산127-2번지는 멀리 보이는 하늘색 지붕의 개량 한옥 주위로 2m 높이의 철제 담장이 둘러쳐져 있었다. 담장 여기저기에는 ‘개인 사유지로 무단 침입을 금한다’는 경고문을 붙여놔 을씨년스러웠다.

이 곳은 5공 청문회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73)씨 소유 여부로 논란이 됐던 처남 이창석(61)씨의 땅으로 2006년 12월 전 전 대통령의 딸 전효선(50)씨에게 증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전 전 대통령의 은닉 재산으로 논란이 됐던 땅은 현 시가 40억원 상당의 산127-2번지 외에도 이창석씨 소유의 관양동 땅 2필지와 과천시 과천동 땅 2필지, 전 전 대통령의 아랫동서 김상구(76)씨가 보유한 관양동 땅 1필지 등 모두 6필지에 달한다. 부동산 가치가 총 200억원에 달하는 이들 토지 중 이창석씨 소유 땅은 수용됐거나 팔린 것으로 이데일리 취재 결과 밝혀졌다. 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며 현재까지 추징금 1673억원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은닉 재산 의심, 또 다른 관양동 땅 7년 전 팔아

이창석씨 등이 소유했던 관양동 땅은 산127-2번지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으로 총 3필지(5709㎡)다. 서로 붙어있는 3필지 중 1필지(1616㎡)는 1978년 9월 이순자씨가 사들여 82년 4월 30일 이창석씨에게 소유권을 넘겼다. 다른 1필지(1567㎡)는 이창석씨가 이순자씨보다 2주 늦게 구입했다. 이들 2필지는 2004년 6월 이창석씨가 임모씨에게 모두 팔았다. 2필지의 공시지가는 2004년 1월 3.3㎡당 25만~30만원 수준이었으나 당시 주변의 그린벨트 해제로 2005년 1월에는 55만원 안팎으로 2배 가까이 급등했다.

농지의 공시지가는 실제 거래가의 10~30%수준이란 점에서 땅을 팔아 챙긴 수익은 수십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나머지 1필지(2526㎡)는 이순자씨의 아버지인 이규동씨가 1978년 9월 구입해 김상구씨에게 1985년 6월 되팔았다. 시가 100억원 상당인 이 땅은 여전히 김상구씨가 소유하고 있다.

이창석씨가 산 과천 땅 과천과학관 부지로 수용

1976년 이창석씨가 사들인 과천시 과천동 땅 역시 전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이 의심됐던 곳이다. 이씨는 1976년 4월 시흥군 과천면 일대(현 과천시 과천동) 땅 2필지 5136㎡를 사들였다. 당시 그는 25살로 대학을 갓 졸업하고 한 회사의 전기기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등기부등본 상에 나타난 당시 이씨의 주소는 사들인 땅 바로 옆에 난 ‘길’이다. 위장전입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다.

이씨가 땅을 매입한 지 불과 9개월 뒤인 1977년 1월 서울시는 이씨의 땅에서 불과 400m떨어진 곳에 서울대공원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20대 직장 초년생이 사들인 땅이 불과 몇 달 만에 대형 개발 호재를 만난 셈이다. 이씨가 20년 가까이 소유하고 있던 과천동 땅은 2005년 1월 국립과천과학관 부지로 수용되면서 교육과학기술부로 소유권이 이전된다. 수용 당시 3.3㎡당 보상가는 125만원 안팎으로 20억 정도를 보상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1989년 당시 관양동 산127-2번지와 함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은닉 재산이란 의심을 받았던 관양동과 과천동 땅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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