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이데일리와 만난 신찬영 뉴로벤티 대표는 “자폐증은 치료제가 없다. 기존 약물의 적응증을 새롭게 발굴하는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해당 분야에 진출을 빠르게 시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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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벤티는 2015년 건국대학교 학내 바이오벤처로 설립된 뇌 정신 건강 치료제 전문 기업이다. 설립을 주도한 신 대표는 서울대 약대 박사와 미국 예일대 박사후연구원 등을 거쳐 2006년부터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20여 년간 ‘신경 시냅스(신경세포 사이의 연결 틈)의 생성과 소멸 과정 연구’부터 ‘임산부가 복용한 약물과 자폐증의 연관성 연구’까지 뇌 건강 분야 연구를 두루 수행해 왔다.
신 대표는 “한국에 돌아왔을 당시 일부 임상의가 자폐증 환자의 특성을 관찰한 연구 논문은 있었지만, 기초 과학적인 수준에서 나온 연구 논문는 없었다”며 “직접 자폐증 동물모델을 만들고 관련 기초 연구를 수행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확실한 과학적 기반 없인 임상 3상의 벽을 절대 넘지 못한다. 그동안 수행한 뇌기전 연구를 바탕으로 과학적 증거가 있는 후보물질을 추렸다”며 “이를 통해 2종은 약물재창출을, 1종의 신약 후보물질로 임상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로벤티가 내세우는 최우선 개발 물질은 단연 NV01-A02다. 해당 물질은 자폐증 뿐만 아니라 ‘프레자일 X 증후군’(FXS) 등 두 가지 적응증으로 국내외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FXS 적응증 대상 NV01-A02를 희귀의약품(ODD)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신 대표는 “NV01-A02의 자폐 관련 효능에 대한 동물실험을 완료했고, 이르면 연내 국내 2상 IND를 신청할 예정이다. 내년 1~2분기에 환자를 모집하는 것이 목표다”며 “해당 약물의 국내 임상 진입이 이뤄지면 미국 등 해외 규제기관에도 관련 IND를 제출할 것, 해외에서 희귀 지정된 FXS는 특히 임상 2상만 완료해도 허가 신청을 시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에 따르면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같은 물질이 뇌에서 신경 흥분을 일으키려면 그 수용체에 해당 호르몬들이 붙어야 한다. 사람의 뇌 속에는 세로토닌과 도파민 수용체가 각각 16종과 5종씩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NV01-A02 뇌에서 작동하는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다중기전을 가졌다”며 “자폐증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도파민 수용체 2종과 현재 밝힐 수 없지만, 일부분의 세로토닌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두 가지 다중기전 신약 후보물질이라고 하면 주요 작용기전에 영향을 주는 비중이 80~90%로 치우쳐져 있다”며 “우리가 발굴한 NV01-A02는 세로토닌과 도파민 수용체에 일대일의 비중으로 거의 동등하게 영향을 주는 것이 장점이다. 치료 효능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뉴로벤티는 디지털치료제(전자약) 전문기업 ‘뉴아인’과 함께 ASD 대상 전자약 후보물질 ‘NV01-E01’의 탐색 임상을 수행하고 있다. NV01-E01의 경우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30명 내외의 탐색임상을 거쳐, 비슷한 규모의 확증 임상만 추가로 마무리하면 곧바로 허가 신청을 진행할 수 있다.
신 대표는 “해외에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대상 전자약이 수년전에 승인됐다”며 “이와 마찬가지로 ASD 대상 NV01-E01의 임상에 성공하면 ADHD로 적응증을 넓혀볼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뉴로벤티는 ‘위탁개발 비임상시험’(CDRO) 서비스와 천연물 기반 건강기능식품 개발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천연물 및 우울증, ADHD 분야 신약 후보물질의 CDRO를 통해 총 5억원 규모의 매출을 창출하기도 했다.
신 대표는 “시리즈B를 통해 NV01-A02의 국내 임상 2상을 위한 비용(60~80억원 규모)을 투자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와 별개로 뇌 건강질환 관련 CDRO와 수면 등에 관련된 천연물 기반 건기식 개발을 통해 자체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