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강원)=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육군이 지난 27일 동부전선 최전방 부대인 7보병사단의 GOP대대 작전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취재진이 찾은 7사단 예하 독수리 여단 북극성 대대 책임지역은 험준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영화 ‘고지전’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 지역이다. 철책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장병들을 따라 20~30분을 함께 걸었다. 가파른 계단에 10㎏이 넘는 방탄조끼와 방탄모 덕에 금방 땀으로 흥건해졌다.
| 육군 7사단 예하 독수리 여단 북극성 대대 장병들이 GOP 철책을 따라 이동하며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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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지금의 칠성전망대를 기준으로 좌측에서는 정전협정을 앞두고 보다 더 많은 땅을 차지하기 위한 425고지 전투가, 우측에선 406고지 전투가 벌어졌다. 전망대 왼편으로는 북한군 GP가 보였다. 남북한의 GOP 철책은 남·북방한계선에 위치하지만, GP는 이보다 앞서 비무장지대(DMZ) 내에 있다.
북한군은 우리와 다르게 GP를 GOP처럼 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군 GP 근처 산 정상에 통신 안테나 같은게 보였다. 북한군의 도청 시설로 추정되는 곳이다. 전망대 정면으로는 남측에서 유일하게 북으로 흘렀다가 다시 남측 평화의 댐으로 돌아오는 금성천이 흐르는데, 그 주위로 개활지가 형성돼 있다. 북한군 농경지다.
7사단은 2015년 7월 동부전선 최초로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도입한 부대다. 병력에 의한 GOP 경계작전이 아닌, 감시·감지 장비를 활용한 형태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들 장비의 데이터는 대대 지휘통제실과 중·소대 상황실로 실시간 전달된다. 근무자들은 쉴 새 없이 전방 상황을 비추는 화면을 통해 특이점을 확인한다.
상황 발생시에는 해당 지역으로 병력이 신속히 이동할 수 있도록 경계초소도 운용하고 있다. 7사단은 2016년 9월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활용해 상황접수부터 북측 귀순자 신병유도까지 19분만에 작전을 완수하기도 했다.
| 육군 7사단 예하 독수리 여단 북극성 대대 장병들이 GOP초소에서 경계작전 근무를 하고 있다. (사진=육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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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취재진이 찾은 대대 지휘통제실은 GOP 철책과 북측 지역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하고 있었다. 실제로 적 GP를 감시하고 있는 카메라 화면에는 북한군 한명이 쌍안경으로 우리측을 관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보급로를 따라 고급 차량을 타고 전방부대 순찰을 나서는 상급부대 지휘관의 일거수 일투족도 확인할 수 있었다. 군복에 부착된 계급장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선명했다.
적 초소에서 상관이 부하를 구타하는 장면도 종종 목격된다고 한다. 구타를 당한 인원이 혹여나 탈영해 월남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감시 및 정보요원들은 북측 병영 부조리 상황도 허투루 볼 수 없다. 최근에는 군사분계선(MDL) 북측 지역에서 산불이 나 북한군이 진화에 애를 먹었는데, 우리 군은 이를 주시하고 있었다고 한다. 특히 일부 인원이 진화 작업 과정에서 MDL 근처까지 내려와 우리 군은 철수를 촉구하는 경고방송을 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북극성 대대 소속 열영상장비(TOD) 감시병 이준민 상병은 “최전방에서 적을 최초로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영상감시병이라는 것이 부담될 때도 있지만 야간에 모두가 잠들 때 잠을 이겨내며 가족·친구·전우를 지킨다는 것이 보람이 된다”고 했다. 경계병 김선일 상병도 “GOP 경계근무를 수행하는 대한민국 1%라는 자부심이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원동력이 된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경계작전에 전념하고 있는 장병들을 믿고 안심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