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통일교 "아베 총격범 모친에 헌금 강요한 기록 없다"

다나카 도미히로 회장, 현지 기자회견
"모친 1990년대부터 신자…한달에 한번 나와"
"아베는 신자 아냐…평화운동에 공감 표했을 뿐"
  • 등록 2022-07-12 오전 8:07:39

    수정 2022-07-12 오전 8:16:00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일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회장이 아베 신조 전 총리 총격범 야마가미 데쓰야 모친의 고액 헌금 기록은 일절 남아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야마가미가 경찰조사에서 범행 동기를 “어머니가 (종교) 단체에 빠져들어 다액의 기부를 하는 등 가정생활이 엉망이 됐다”며 “아베가 종교단체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보고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데 따른 것이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10일 오전 일본 나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나카 도미히로 일본 통일교 회장은 11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용의자의 어머니가 경제적인 파탄을 겪고 있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교회 측에서 고액 헌금을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는 기록이 일절 남아있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야마가미 용의자의 범행 동기나 헌금 문제와 관련해선 현재 경찰 수사 중이므로 이 자리에서 언급은 피하겠다”며 “경찰의 요청이 있으면 전면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통일교에 따르면 용의자 야마가미의 모친은 1990년대 후반부터 통일교 신자로 활동했다. 다나카 회장은 이에 대해 “한 달에 한 번 정도 통일교 법인 행사에 참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베 전 총리에 대해서는 통일교 신자로 등록한 바 없고 고문으로 일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베 전 총리는 작년 9월 통일교 관련 단체 천주가정연합(UPF)이 주최한 행사에 “세계 분쟁 해결,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한학자 총재 등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비디오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야마가미는 이 동영상을 보고 아베가 통일교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다나카 회장은 “통일교 우호 단체의 세계평화운동에 공감을 표했던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슈칸분슌 온라인판에 따르면 야마가미를 포함한 삼 남매는 사업을 하던 부친이 갑자기 사망한 뒤 종교활동에 빠진 어머니 때문에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한다. 부친의 회사를 물려받은 모친이 헌금을 반복하다 2002년 파산하게 됐고, 지병을 앓던 형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야마가미 본인도 재학 중이던 명문대를 그만두고 자위대에 입대했고, 이 때문에 오랜 기간 통일교에 원한을 품어오다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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