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코스피가 연중 저점을 경신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이익 감소가 10~20% 내외로 예상된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온다. 만일 감소폭이 10~20%라면 주가이익비율(PER) 9배 기준 코스피는 2050~2300선에서 하락을 멈출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90년대 이후 미국 주식시장의 약세장에서도 주가보다 PER 하락폭이 더 컸던 적은 거의 없지만, 올해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주가는 23% 하락, 12개월 예상 PER은 28% 하락했다”며 “지금처럼 밸류에이션만 하락한 주가 국면은 1987년 블랙먼데이가 거의 유일”하다고 짚었다.
코로나19 직전인 지난 2020년 1월 초와 코로나19 이후 PER 저점을 비교하면 나스닥 지수의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PER은 여전히 코로나19 저점보다 높다. 다만 중국과 코스피 시장 PER은 코로나19 당시 저점에 접근 중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코로나19 당시 코스피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PER 저점은 8.8배였는데 지난 16일 기준 8.9배까지 하락했다”며 “투자 심리는 더 나빠지기 쉽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는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주가 저점을 기록한 지난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다.
허 연구원은 “코스피 기업들은 미국 기업들에 비해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약점이 존재한다”며 “코스피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00년대 이후 이익 감소 국면에서 기간에 따라 평균 40% 이상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실적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이익 감소는 10~20%가 적정해 보인다고 봤다. 그는 “코스피 2300대는 올해와 내년 기업실적이 10% 감소할 것으로 반영한 수준”이라며 “기업 이익 감소폭이 10~20% 정도라면 PER 9배를 기준으로 2050에서 2300선에서 하락을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