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소주병 투척男, 이번엔 ‘인혁당 사형수’ 모자 쓰고 법정행

  • 등록 2022-03-26 오후 3:23:35

    수정 2022-03-26 오후 3:23:35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소주병을 던진 4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6일 오전 11시 열렸다.

지난 24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 앞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을 던진 40대 남성 A씨가 26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A씨는 이날 오전 10시 38분께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머리에는 인혁당 사건 피해자 8인의 얼굴이 인쇄된 종이를 비닐과 테이프 등으로 엮어 만든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는 “인혁당과 연관 있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또 “병 안에 든 것이 무었이냐”는 질문에 “소주”라고 짧게 답한 뒤 법정으로 들어갔다.

경찰의 권유에도 인쇄물을 벗지 않던 A씨는 “법정 안에서 머리에 쓴 것을 벗으라”는 법원 관계자의 지시에 따라 해당 인쇄물을 머리에서 떼어냈다. 그는 인쇄물을 손에 쥔 채 심문에 참여했으며, 인혁당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4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전하던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을 던진 혐의를 받는다. 액체가 들어 있던 소주병은 박 전 대통령 왼쪽 앞 3m 바닥에 떨어지며 깨졌다. 소주병 파편이 박 전 대통령 주변까지 튀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사저 앞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려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는 도중 한 남성이 소주병 던지며 소동을 일으키자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사진=뉴스1)
현장에서 체포된 A씨는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인혁당 사건의 피해자라고 밝혔다. 인혁당 사건은 1960~70년대 북한의 지령을 받은 지하조직이 한국의 국가변란을 기도했다고 발표된 사건이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인혁당과 관계가 없으며 인혁당과 관련된 내용의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인혁당 재건위 사건 희생자 추모기관인 4·9통일평화재단도 A 씨에 대해 ‘사건 피해자들과 무관하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에 대구 달성경찰서는 25일 A씨에게 특수상해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A씨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통화 내용 등을 확인하고 있다.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이날 오후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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