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양자토론 이견 못 좁혀…'자료 지참' 평행선

"답안지 없으면 토론 못하나"vs"대장동 토론 두려운가"
안철수, 양자토론 철회전까지 농성 계속
  • 등록 2022-01-31 오후 1:42:55

    수정 2022-01-31 오후 1:42:55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첫 양자 토론이 사실상 무산됐다. 양측은 협상 결렬 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무(無)자료 토론’을 두고 서로 양보하지 않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왼쪽)·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사진=연합뉴스)
31일 원일희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장동, 백현동 게이트, 두산건설 용도변경 특혜 의혹, 성남 FC 160억 후원금 의혹, 형님 정신병원 강제입원 시도, 형수 욕설 등 수많은 비리와 의혹에 대해 자료와 증거를 들이대며 질문당하는 것이 두려운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원 대변인은 “대장동 비리는 단군 이래 최대 비리 카르텔 사건으로 범죄를 입증할 최소한의 자료가 있어야 토론이 가능하단 것이 상식이다. 넘쳐나는 의혹을 감추기 위해 선관위까지 동원해 TV중계를 막더니 아예 듣도 보도 못한 無자료 토론을 요구해 국민이 기대하는 양자토론을 무산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15대 대선 이후 본격 도입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후보자가 자료를 지참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 예도 없고 이런 황당한 요구로 토론이 무산된 예도 없다”며 “이재명 후보는 비상식적 무자료 토론 조건을 내세워 양자토론을 무산시키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당장 협상팀에 진정성 있게 협상에 임하라고 지시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측은 양자토론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윤 후보가) 보좌관이 써 준 모범답안 없이는 토론할 능력이 없다니 참 딱하다”라고 비꼬았다.

이날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여태껏 열심히 공부했다는 것은 ‘커닝 페이퍼’를 준비해왔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대한민국의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나온 후보가 보좌진이 써 준 모범답안 없이는 국정이나 정책에 대해서 토론할 능력이 없다니 참으로 딱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이 제안한 ‘주제 없는 토론’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다. 직므까지 윤 후보가 요구한 모든 조건을 전부 수용한 것”이라며 “이제 윤 후보가 토론을 거부할 명분은 더는 없다. 그런데 윤 후보 측이 ‘자료 반입’을 요구하며 손바닥 뒤집듯 자신이 한 말을 바꿨다. 차라리 삼프로TV에서 밝혔던 것처럼 정책토론을 할 생각이 없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라”고 비판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대선 후보가 토론회에서 보여야 할 것은 국정 전반에 대한 자신의 정치철학과 비전을 솔직하게 밝히고 당당하게 평가받는 것이다. 국민이 바라는 후보는 남이 적어준 답변대로 말하는 후보,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 연기하는 후보는 아닐 것”이라며 “이 후보는 토론 성사를 위해서 계속 양보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제 윤 후보가 대답할 차례”라고 촉구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양자 토론에 반발하며 전날 오후부터 국회에서 철야 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안 후보는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거대 양당은 정말 자격이 없다. 누가 이 나라를 사랑하는지, 누가 이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명예보다 막중한 책임이 있는 자리라는 걸 알고 있는지 국민이 아시고 선택해주시기를 바란다”며 “그렇게 될 때 우리나라는 국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도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할 부당하고 불공정한 시도였다. 대선이 불과 37일밖에 남지 않았다. 대선 후보간의 토론은 단 한 번도 이뤄지지 못했다. 윤 후보의 회피 전략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이 후보 역시 양자 토론에 집착함으로써 담함에 일조했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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