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탄 피해 사격 준비하던 이등병… 69년 만에 세상 밖으로

  • 등록 2021-11-25 오전 8:38:05

    수정 2021-11-25 오전 9:26:18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1952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 내 백마고지에서 펼쳐졌던 백마고지 전투. 6·25 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꼽히는 이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국군의 유해 발굴이 최근 일부 마무리됐다.

지난달 28일 백마고지 395고지 정상에서 발견된 국군 전사자 추정 유해. (사진=국방부)
24일 국방부는 지난 9월부터 약 110일 동안 비무장 지대에서 유해를 발굴해 총 27점(잠정 22구)의 유해와 8262점의 전사자 유품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중 백마고지 395 고지 정상에 있는 개인호에선 적의 포탄을 피해 참호에 숨어 사격 자세를 취한 듯한 모습이 그대로 보존된 유해가 지난달 28일 발굴됐다.

(사진=국방부)
이 유해는 두개골, 갈비뼈 등 상반신 부분 유해로 구멍이 뚫린 방탄모와 탄약류, 군번줄, 만년필 등 유품이 함께 발견됐다.

특히 유해의 가슴(전투복 상 추정)에서 발견된 국군 일등병(현재 이등병) 계급장이 그대로 남아 있어 당시 전투에 투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국군 참전용사인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전사자의 신원을 알 수 있는 인식표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진=국방부)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유해 발굴 현장을 방문해 “하루빨리 남과 북이 비무장지대 내에서 남북 공동 유해 발굴을 이행해 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상순(92)씨 등 백마고지 전투 참전용사 9명도 지난 10일 백마고지 유해 발굴 현장을 방문했다. 참전용사들은 직접 작성해 온 편지를 낭독하며 “70년 만에 이곳 백마고지를 다시 밟아볼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이제 죽어도 더 이상 여한이 없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국방부는 오는 26일 ‘유해발굴 완전작전 기념식’을 통해 올해 비무장지대 유해 발굴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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