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따를 부정적 영향을 선반영했더라도, 막상 해당 신호가 나오면 충격이 없을 순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주식시장 하락도 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매도 클라이막스도 아직 안 나왔기 때문에 섣부른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는 조언이 따른다.
강현기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내의 인습인 ‘이번엔 다르다’는 이번에도 철저히 테이퍼링 관련 학습효과를 막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며 “테이퍼링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정책 변화에 의해 수급이 달라지는 것을 넘어선다”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으로는 그동안 경기 회복을 이끌었던 추진력의 하나가 약화되는 것이며 또한 주가의 밸류에이션을 드높였던 요인이 후퇴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즉,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네 가지 요소인 펀더멘털, 밸류에이션, 수급, 정책 등에 모두 영향을 주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 등 주식시장의 부침이 큰 건 외환시장의 변화에 따라 이러한 영향이 증폭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테이퍼링에 대한 영향에 주식시장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테이퍼링에 강한 자산에 대한 비중 확대가 추천된다. 강 연구원은 절대수익률 관점에서 안전자산 비중을 높여야 하며 그 대상물로는 장기채가 적합하다고 봤다.
상대수익률 관점에선 최근 배당주와 가치주의 상대 성과가 비교적 양호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주, 가치주는 변동성이 확대될 때 프리미엄을 받는 성질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강 연구원은 그러면서도 섣부른 매수를 염려했다. 그는 “아직 주식시장에서 섣부른 매수 접근은 자제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며 “상당히 경험적인 얘기지만 주식시장의 매도 클라이막스(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주식시장의 막바지 하락이 이뤄지는 현상)가 진행됐다고 보여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