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기업가 안건영 "성공적 기업경영, 사람이 좌우"

[8th 이데일리 W페스타, Personality2 경영]
피부로 고통받는 사람 돕겠다며 의사의 길
피부과학 전문 화장품기업 창업 '승승장구'
군납 후 입소문나며 3년간 매출액 7배 성장
  • 등록 2019-10-07 오전 8:14:23

    수정 2019-10-07 오후 3:47:52

안건영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감성 경영의 일환으로 고객과 1대1 상담 멘토링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회사 미션이 ‘화장품을 많이 팔자’가 아니라 ‘피부과학으로 사람들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자’이기 때문이죠.”

안건영(54)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는 최근 ‘닥터지(Dr.G)’란 화장품 브랜드로 소위 대박을 터트린 의사이자 기업가다. 의대를 졸업한 피부과 전문의이자 병원업계 최초로 프랜차이즈 개념을 도입한 기업 대표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제8회 이데일리 W페스타 ‘Personality2 경영’ 세션에 패널로 나서는 안 대표는 “기업가로 성공하게 된 연유를 감성소비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안 대표는 “회사 밖으로는 ‘온미맨드(On-Memand·나의 개성과 만족을 최우선으로 소비하는 형태)’에 호응하고 안으로는 수평적 조직문화와 동기부여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의사를 꿈꾸게 된 이유는 어릴 적 입었던 화상(火傷) 때문이다. 그는 “당시의 흉터가 나에게는 커다란 심리적 상처가 됐다”며 “학창시절 내내 고개를 들지 못했고 하루하루가 너무 살기 힘들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안 대표는 자신처럼 피부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중앙대 의대에 입학했다.

1990년 의대를 졸업한 안 대표는 1998년 ‘환자도 고객’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국내 첫 프랜차이즈 병원인 고운세상피부과를 개원했다. 그는 “지금이야 환자를 고객으로 보는 시각이 당연하지만 그때만 해도 환자를 단순히 아픈 사람이나 병자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 대표가 환자를 고객과 등치시킨 슬로건을 내세우자 ‘의사가 장사꾼이냐’, ‘의사의 권위를 떨어뜨린다’는 비아냥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안 대표는 이런 비난에도 불구, 꿋꿋하게 프랜차이즈병원을 이끌어 나갔다.

1999년에는 고운세상코스메틱을 설립했다. 초기에는 병원 내 약품 지원을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피부과학 전문 화장품회사로 성장했다. 회사 규모가 커지자 안 대표는 2011년 직접 고운세상코스메틱 경영자로 나섰다.

의사에서 전문 경영인으로의 변신은 쉽지 않았다. 그는 “2년 정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헤맨 시기”라며 “그 결과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성원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부터 내적 동기부여를 이끌어내는 감성 경영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그가 회사 구성원들에게 숫자나 지표보다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이유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2016년 군대 내 매점(PX)에 납품을 시작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안 대표는 “제품의 가성비가 좋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고 했다. 실제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당시 매출액은 201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5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3년간 매출규모가 7배나 급증한 것. 이중 군납 매출 비중은 30~40% 정도다. 최근 제품의 가성비가 좋다는 입소문이 군대 밖으로 확산하면서 매출의 급성장을 견인했다. 그는 “고운세상코스메틱의 수분크림이 올 7월 올리브영 화장품 판매 1위를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직원들과의 공감대 형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요즘 젊은세대는 전 직원이 참가하는 단합대회처럼 구시대적 사내행사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회사 워크숍은 4~5명씩 짝을 지어 제주도나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것으로 갈음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빠르게 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응하는 힘은 결국 사람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대와 기술이 아무리 빠르게 바뀌어도 비즈니스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면서 “고객과 직원의 마음을 얻는 게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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