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래의 CEO스토리]제약사 창업주 장남, 선택한 길은

김종우 듀켐바이오 대표, 삼진제약 김영배 전 회장 장남
방사성의약품 전문회사 창업, 암·치매 등 영역 확장 중
  • 등록 2019-03-02 오전 4:00:00

    수정 2019-03-05 오후 5:33:40

김종우 듀켐바이오 대표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방사성의약품은 국내에선 여전히 생소한 용어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동위원소에 의약품을 결합한 제품으로 암과 치매 등을 진단하는 의료기기인 ‘양전자단층촬영기기’(PET-CT)로 촬영하기 전 주사를 통해 혈액에 투여한다.

듀켐바이오는 국내 방사성의약품 분야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강자다. 그리고 이 회사를 창업한 이는 삼진제약 창업주 김영배 전 회장의 장남인 김종우 대표다. 중견 제약사 오너2세로서 순탄한 길을 갈 수 있었던 김종우 대표. 그는 이를 마다하고 두 번의 창업을 통한 험난한 길을 선택했다.

김 대표는 첫 사회생활을 대기업에서 시작했다. 미국에서 MBA(경영대학원)를 마친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포스코에 입사했다. 4년 정도 마케팅부서에서 일하던 그는 벤처 열풍이 불던 2000년 당시 첫 창업에 도전했다. 의약품 등을 온라인상에서 거래하는 ‘마켓플레이스’ 업체를 설립한 것. 유학과정을 거치는 등 경영학에 대한 오랜 배움과 함께 대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밑천이었다.

하지만 첫 창업은 처참한 실패였다. 1년 반 동안 13억원 가량을 손해보고 결국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첫 창업에서 고배를 마신 김 대표는 부친이 운영 중이었던 일진제약(현 코스맥스바이오)에 입사해 경영수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독자적인 사업의 꿈을 버리지 못한 그는 일진제약에서 일할 당시 듀켐바이오를 창업했다. 방사성의약품은 전 세계적으로도 2000년대 들어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통상 국내 제약사들은 해외에서 개발한 의약품을 복제해 판매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초기시장인 방사성의약품 분야에 뛰어들면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였다.

김 대표는 준비 과정 없이 자신감 하나로만 도전해 실패했던 첫 창업을 반면교사 삼아 두 번째 창업은 3년 이상 시장조사 등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어느 정도 확신이 선 그는 일진제약을 나와 듀켐바이오에 전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후 듀켐바이오는 신촌세브란스병원과 한양대병원, 강원대병원, 경북대병원, 대전을지병원 등 전국 유수 병원에 방사성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인 ‘사이크로트론’을 갖추고 방사성의약품을 공급했다.

방사성의약품 제품군도 암 진단을 위한 ‘FDG’에 이어 파킨슨병(FP-CIT)과 알츠하이머(뉴라첵) 진단으로 영역을 확장해갔다. 올해엔 진단뿐 아니라 치료까지 가능한 방사성의약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듀켐바이오는 지난해 말에는 기술보증기금·이크레더블 2곳으로부터 모두 A등급을 받아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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