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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윤지상(가명·61)씨는 은퇴 후 건강보험료 폭탄을 맞았다. 직장에 다닐 때는 매월 20만원대였던 것이 은퇴 후 30만원대로 확 올랐다. 11억원대 아파트와 2년 전 바꾼 3500㏄ 자동차, 매월 받고 있는 연금 250만원에 부과된 건보료는 34만원이나 됐다. 주변 친구들은 자동차를 렌트하면 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윤씨는 어떻게 해야할까.
은퇴 후 가장 큰 부담은 건강보험료다. 직장가입자 건보료는 회사와 개인이 절반씩 부담하는 구조지만 퇴직 후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건보료를 100% 개인이 부담해야 해 체감 보험료가 확 인상되는 느낌을 받는다.
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퇴직해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10만6000명을 분석한 결과, 12만원의 건보료를 회사와 절반씩 부담해 6만원만 내던 퇴직자는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며 10만원의 건보료를 내야 했다. 총 건보료는 2만원 줄었지만, 실제 개인이 부담하는 건보료는 4만원 정도 늘어난 것이다. 이같이 건보료가 오른 퇴직자는 전체 퇴직자의 60%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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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렌트 건보료 절약 효과 ‘미미’
이렇다 보니 윤씨처럼 건보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고민도 늘고 있다. 그렇다면 렌트카를 이용하는 것이 건보료 인하로 이어질 수 있을까. 답은 ‘No’다. 렌트카를 통한 건보료 절감 효과가 낮아서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자동차 렌트는 소유주가 달라 보험료 부과대상이 아니다”며 “사업소득이 있는 이들이 세금을 아끼려고 렌트를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동차에 부과되는 건보료 비중이 크지 않아 건보료를 아끼기 위해 렌트를 한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의계속가입제도 신청 3년 동안 ‘이전처럼’
퇴직 당시 가지고 있던 자동차나 집, 주식 등의 재산 가치가 높다면 지역가입자로 전환 시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직장에서 퇴직 후 새로운 직장을 찾을 때까지 한시적으로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도 있는 ‘임의계속가입제도’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직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하다 퇴직하는 경우 퇴직 후 3년 동안은 직장에서 근로자 몫으로 부담하던 보험료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지역가입자로 전화될 경우 보험료가 인상되는 대상에게 임의계속가입제 안내문을 발송하고 있다”며 “현재 선택가입자 규모는 16만명”이라고 설명했다.
재산 적다면 자녀 부양가족 전환
직장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 은퇴자는 부양가족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과세소득 합산 기준 연소득이 3400만원(필요경비율 90% 고려시 3억4000만원), 재산이 과표 5억4000만원(시가 약 11억원), 연소득 100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이 기준을 넘는다면 고액 재산가로 분류돼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2022년 7월부터는 연소득 2000만원(과세소득 합산기준), 재산과표 3억6000만원을 초과하면서 소득이 연 1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로 재산과표기준이 더 강화될 예정이다.
현재 직장가입자는 월급에 6.46%(2019년 기준)의 보험료율을 적용한다. 지역가입자는 소득 외에도 재산, 자동차에 대해 보험료를 매긴다. 직장가입자는 월급이 100% 노출되지만 지역가입자는 소득파악률이 낮아서다.
정부는 소득파악을 확대하며 재산과 자동차에 매겼던 보험료 비중을 48%에서 40%까지 낮춘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재산과 자동차에 매겼던 건보료 비중을 줄여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소득보험료가 높아질 것”이라며 “추가적 제도가 생길지는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